[현장에서-신동윤 사회섹션사건팀 기자]“자사고 폐지 반대”…그들은 왜?

지난 21일 서울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 이곳에 모인 서울시내 자율형사립고 교장들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공동명의로 발표한 성명서를 읽어내리는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어조는 한껏 격앙돼 있었다.

서울자율형사립고등학교연합회(자교연)는 자사고 폐지 주장을 ‘진영 논리에 입각한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규정했다. 다양하게 구성한 방과후 수업에 대한 참여율이 일반고보다 높고, 성적도 안 보고 뽑는 자사고가 사교육을 유발하고 고교서열화를 이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교장단은 교육 당국이 독단적, 획일적 평등 교육을 몰아붙인다면 법적 대응 등 모든 수단을 불사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다음날인 2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자사고 학부모연합회의 성명서 발표 현장의 분위기는 학교장들의 모습보다 더 뜨거웠다.

어쩌면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부터 이 같은 모습은 예정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자사고ㆍ외고 폐지를 주요 교육공약으로 내세운 문 정부의 정책이 본격화 될 것이라 예상되고 있고, 많은 시ㆍ도교육감들이 일제히 이에 호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래 전부터 ‘일반고 전성시대’를 목표로 자사고와 대립각을 펼쳐 온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이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서울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오랜 소신”이라며 추진 의지를 재확인한 것은 이 같은 분위기를 더 가속화시켰다. 여기에 오는 28일 서울시내 3개 자사고와 1개 외고 등에 대한 재지정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긴장감도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다만, 양측 모두 당사자간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 자사고 교장들은 성토 속에서도 조 교육감과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한 면담을 요청했다. 자사고 학부모들 역시 지난 19일 조 교육감에 대한 규탄과 동시에 면담을 신청하기도 했다. 조 교육감 역시 20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문제를 급하게 추진하기보다 다양한 논의를 통해 ‘연착륙’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신호를 보낸 바 있다.

이 과정이 미래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갈 학생들이 더 나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밑거름이 되길 바라본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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