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미사일-한미훈련 빅딜론 돌출 北·中은 불 지피고 韓·美는 선긋고…

추후 선후문제 부상 가능성도

북한의 핵ㆍ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미훈련 축소ㆍ주한미군 전력 축소 ‘빅딜’을 둘러싼 논쟁이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비롯한 미국의 한반도 내 군사력 감축 등을 맞바꾸는 이 같은 방안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과도적 조치로 꾸준히 거론돼왔다.

특히 최근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가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활동을 중단할 경우 미국과 협의해 한미 연합군사훈련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이후 미국과 중국 등이 입장을 밝히면서 이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 점화되는 모습이다.

북한도 이례적으로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놓으며 논의에 불을 지폈다.

이와 관련, 계춘영 인도주재 북한대사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인도 방송 위온(WION)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한다면 북한도 핵ㆍ미사일 실험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특성상 계 대사의 발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전 허가가 없었다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사실상 북한의 공식메시지로 풀이된다. 계 대사가 인도에 부임한 이후 인터뷰를 가진 것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 같은 방안에 대해 미국은 즉각 북한의 요구를 일축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계 대사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북한은 미국이 그들과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고 있다”며 “그것은 바로 비핵화”라고 강조했다.

카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태 담당 대변인은 미국의소리(VOA)에 “한미가 오래 진행해온 합법적이고 방어적인 군사 훈련과,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프로그램 사이에는 등가성(equivalency)이 없다”고 밝혔다. 애덤스 대변인은 “우리의 훈련은 1953년 10월 1일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정신에 따라, 정전협정의 완전한 준수를 보장하기 위해 중립국감독위원회(NNSC)의 주의 깊은 참관하에 실시된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미국과 같은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문 특보의 발언에 대해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라며 “한미연합훈련 축소는 고려대상이 아니다”고 했다.

외교부 역시 계 대사의 발언을 겨냥해 북한의 핵실험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 국제규범을 위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자위적 군사훈련과 연계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기존의 선비핵화론이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 고도화를 막지 못했다고 보고 선동결ㆍ후폐기라는 2단계 접근법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변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중국은 자신들의 기존 ‘쌍중단’(雙中斷ㆍ북한 핵ㆍ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같은 맥락인 이 같은 논의를 환영하고 있다. 중국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지난 21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 미국 측에 미국이 한반도 내 군사력을 감축하는 대가로 북한이 핵ㆍ미사일 시험을 동결하는 내용의 협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실험 중단을 끌어낸다 하더라도 북한에 대한 군사적ㆍ경제적 압박 해제를 위한 협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소식통은 “미국 입장에선 한반도 내 군사적 영향 축소는 동북아 미중 패권경쟁에서 양보한다는 의미도 지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선택”이라며 “북한 핵ㆍ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내지 축소 논의가 본격화된다고 하더라도 선후문제를 놓고 치열한 다툼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신대원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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