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어진 모정”…최순실 징역 3년ㆍ이대 관계자 9명 유죄 (종합)

-정유라 입시학사 특혜 도운 이대 관계자 9명 모두 유죄 선고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딸 정유라(21) 씨를 이화여대에 부정입학시키고 각종 학사특혜를 받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순실(61) 씨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김수정)는 업무방해 등 5가지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최 씨에게 23일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 씨의 범행으로 인해 국민과 사회 전체에 준 충격과 허탈감은 크기를 헤아리기 어렵다”며 “‘빽도 능력’이란 냉소가 사실일지 모른다는 의구심마저 우리 사회에 생기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이 가져온 결과가 상당히 중함에도 최 씨는 공소사실 상당 부분을 부인하면서 ‘만연했던 관행’을 내세우며 잘못을 희석시키려고 하는데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자녀가 잘되기를 기원하는 어머니의 사랑이라 하기엔 자녀에게 너무나도 많은 불법과 부정을 보여줬고, 삐뚤어진 모정은 결국 자신이 그렇게 아끼는 자녀마저 공범으로 전락시키고 말았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날 최 씨의 업무방해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최 씨는 최경희(55) 전 총장 등과 공모해 딸 정 씨를 이대에 부정입학시키고 각종 학사 특혜를 받게 해 이대 관계자들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결과를 보면, 최 씨는 지난 2014년 9월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통해 정 씨의 이화여대 수시모집 합격을 요청했다. 김 전 차관은 지인인 김경숙(62)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을 만나 부탁했고, 김 전 학장은 남궁곤(57) 전 입학처장에게 이를 전달했다. 남궁 전 처장은 최경희 전 총장의 승인을 받은 뒤 면접위원들에게 정 씨를 뽑도록 지시했다. 정 씨가 합격한 뒤 수업에 출석하지 않고 과제물도 내지 않았지만 최 전 총장은 교수들에게 학점을 부여하도록 지시했다. 재판부는 “증거에 의하면 최 씨, 김 전 학장, 남궁 전 처장, 최 전 총장 사이에 정유라의 부정성적에 관한 공모관계가 성립한다”며 특검팀이 파악한 내용을 모두 사실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정 씨 모교인 청담고에 허위 봉사활동 확인서를 제출해 교사들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 ▷학칙에 따라 정 씨의 대회 출전을 제한하려는 체육교사에게 행패를 부린 혐의(공무집행방해) ▷체육교사에게 30만원 상당 뇌물을 바친 혐의(뇌물공여)도 모두 유죄로 봤다. 회사 직원을 시켜 대한승마협회 명의 공문을 위조하려 한 혐의(사문서위조미수)에 대해서는 “컴퓨터로 문서파일을 만드는 것 자체는 ‘문서’를 위조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최 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됐지만, 최종 형량은 그가 받고 있는 3개 재판이 모두 마무리된 후 결정된다. 최 씨는 ‘이화여대 입시ㆍ학사 특혜’ 사건 외에도 직권남용 혐의, 뇌물수수 혐의, 영재센터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법원은 각 재판에서 선고된 형량을 모두 더해 최 씨의 최종 형량을 정한다.

최 씨의 청탁을 받고 정 씨에게 입학ㆍ학사 특혜를 준 이대 관계자 9명도 모두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특혜를 총괄한 혐의를 받는 최 전 총장에게 “총장이라는 막중한 지위에 수반되는 무거운 책임과 사명에 명백히 배치된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정 씨의 부정입학을 주도한 김경숙(62) 전 신산업융합대학장과 남궁곤(57) 전 입학처장은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 6개월에 처해졌다.

김 전 학장 등의 지시를 받아 수업에 출석하지 않은 정 씨의 과제물을 대신 제출하고 성적을 부여한 혐의를 받는 유철균(51) 교수와 이인성(54) 교수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수업에 출석하지 않은 정 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를 받는 이원준 체육관리부장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정 씨의 대리수강을 도운 하정희 순천향대 조교수는 벌금 500만원, 정 씨에게 성적 특혜를 준 이경옥 교수는 벌금 이경옥 교수는 벌금 800만원에 처해졌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