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뭄에 대형 담수호도 바닥, 항구적 治水대책 시급

충남 서부지역 대형 인공담수호인 대호호의 저수율이 ‘0%’로 떨어졌다. 가뭄이 워낙 심해 저수용량 1억2000만t이나 되는 큰 저수지가 거북등처럼 갈라진 바닥이 드러난 것이다. 1985년 준공된 이래 30년이 더 지났지만 여태 이런 일은 없었다. 대호호가 말라붙는 바람에 부근에 있는 석유화학단지는 공장 가동에 쓸 물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속을 태우고 있다고 한다. 대호호보다는 조금 규모가 작지만 인근 삽교호도 사정은 비슷해 저수율이 역대 최저치인 3%까지 떨어진 상태다. 가뭄과 이로 인한 물부족 현상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그럴만도 하다. 농림식품수산부에 의하면 올해 누적 강수량은 186㎜으로 평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전국 농업용 저수지의 저수율도 42%로 보통 때의 59%를 크게 밑돌고 있다. 실제 경기 충남 전남 지역 저수지들은 속속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물이 부족한데다 이상 폭염까지 겹쳐 농민들의 시름은 한층 더 깊어지고 있다. 겨우 모내기를 마쳤으나 볏잎이 말라버리고, 밭작물은 생육이 극히 부진한 상황이다. 일부지역에선 소방차는 물론 시위 진압용 살수차량까지 동원하는 등 총력전을 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농사에 필요한 물 뿐만이 아니다.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공급도 차질이 우려된다. 강원도 강릉 동해 속초시와 전남 영광군, 충남 공주시 등에선 곧 수돗물 공급도 중단해야 할 처지까지 몰렸다. 충남 등 가뭄이 심한 지역 공업용수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도 비상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그야말로 온 나라가 물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자연 재해는 피할 수 없지만 대비를 잘 하면 피해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물이 부족하다고 하늘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다. 더욱이 앞으로는 기후 변화로 가뭄은 일상화되고,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 닥쳐올지도 모른다. 당장 발등의 불도 꺼야하지만 항구적인 물관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23일 물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수량은 국토부가, 수질은 환경부가 맡는 현행 시스템을 환경부가 통합관리키로 한 것이다. 4대강 유역 수질과 수량도 한결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케 됐다. 물관리는 정부만의 몫은 아니다. 각 가정과 학교, 사업장 등에 빗물 저장시설을 만들어 활용하는 등 물관리의 생활화가 뿌리를 내려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환경단체, 민간 전문가 등으로 꾸려질 ‘물관리위원회’가 해야 할 일이 이렇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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