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주파수대가ㆍ전파사용료 1조842억원…10년 새 5배↑, 이중과세 논란도

- 주파수 할당대가 10년 새 5배 증가
- 매출대비 준조세 비율도 10년 새 5.4배 커져
- 이통업계 “통신비 인상 불러온 이중과세부터 개선해야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주파수 할당대가와 전파사용료 명목으로 정부에 내는 돈이 한해 1조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준조세 성격의 두 금액이 사실상 중복된 ‘이중 과세’라는 주장도 나온다. 전 날 발표된 신 정부의 가계 통신비 인하 대책이 이통사의 ‘손목 비틀기 식’의 추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통사들은 통신비 인상을 이끈 ‘이중과세’ 구조부터 뜯어 고쳐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23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이통 3사가 주파수 사용 명목으로 정부에 낸 금액이 1조842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파수 할당대가와 전파사용료가 각각 8442억원, 2400억원(업계 추산)씩이다. 특히 주파수 할당대가의 경우 2007년(1733억원)보다 5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총 지불금액 합계도 1조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2007년(4412억원)보다 2.5배 이상 늘었다.

이에 따라 통신사의 매출 대비 준조세 비율도 2007년 0.84%에서 올해 4.55%로 5.4배 커졌다. 해외 주요국 통신사들의 비율은 3% 수준이다.

국내 이통사들은 주파수 할당대가와 전파사용료가 사실상 같은 항목이기 때문에 이를 따로 걷는 것은 이중과세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실제 미국, 영국, 독일의 경우 주파수 할당대가를 지불하고 전파사용료는 내지 않고 있다. 일본은 전파사용료 명목만 있고 주파수 할당대가는 없다.

국내의 경우 전파사용료가 2007년 일반회계에 편입된 후 가입자 당 분기별 2000원씩 고정적으로 걷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파사용료가 정작 전파관리ㆍ진흥이라는 목적과 상관없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녹색소비자연대에 따르면 통신 서비스 이용자의 요금으로 재원 대부분이 충당되는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의 지출예산 1조3797억원 가운데 이용자를 위해 사용하는 예산은 15억96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로 걷히는 막대한 세금이 흡연자가 아닌 다른쪽에 많이 쓰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동통신업계는 불합리한 ‘이중과세’가 통신비 인상을 이끈 주된 원인이었던 만큼, 이중과세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통신비 인하의 선결 과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주파수 할당 대가와 전파사용료가 실제 이용자들의 통신이나 방송서비스 부담을 증가시키는 준조세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정부에서 통신비 인하를 합리적으로 추진하려면 강제적인 영업지침을 내리는 것보다 세금 인하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가계통신비 절감을 자연스럽게 이끌려면 이통 3사를 압박하는 방법보다 알뜰폰 시장 지원을 통해 저렴한 요금제 이용을 유도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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