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D-6]갈등과 봉합 사이…한미, 아슬아슬한 사드 줄타기

“알수없는 연유…절차 앞당겨져”
회담 코앞 文대통령 발언 주목
불투명성 공론화 美반발 우려속
트럼프 설득 정지작업 해석도

‘갈등→봉합→갈등…’ 이달말 한미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 한미 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를 둘러싼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 시기 논의 전말을 전격 공개했다. 알려진 것과 달리 원래 한미 양국은 발사대 1기를 올해, 5기를 내년에 배치키로 합의했으나 돌연 서둘러 배치가 진행됐다는 게 골자다. 박근혜 정부는 물론, 미 정부 역시 배치 시기를 앞당긴 주체란 점에서 파장이 크다.

미국에 사드 환경영향평가 정당성을 알리려는 발언으로 해석되나,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진실공방으로 비화되거나 미 조야의 반발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날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원래 한미 양국이 합의한 내용에는 올해 말까지 발사대 1기를 배치하고 나머지 5기는 내년에 배치하기로 돼 있었다”며 “어떤 연유에서인지 알 수 없지만, 이 모든 절차들이 앞당겨졌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한미 간 일정 합의는 문 대통령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이 내용은 한미 간 사드 배치 초기 논의 단계에서 거론된 일정으로 알려졌다. 한미정상회담을 코앞에 앞두고 가장 첨예한 화두인 사드를, 그 중에도 양국이 비공개했던 합의 내용을 문 대통령이 직접 공개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이 이를 공개한 건 사드의 절차적 투명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사드 배치에서 환경영향평가가 수반돼야 하다는 걸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도 “적법절차가 지켜져야 한다. 그건 환경영향평가를 거치는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측은 “한미정상회담을 고려한 게 아니라 왜 사드를 왜 연기하느냐는 외신의 질문에 연기가 아니라 원래 (내년 추가 배치로) 돼 있었는데 이게 바뀌었다는 걸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란 의미다.

문제는 시점이다. 한미정상회담을 고려한 발언이 아니란 청와대의 입장과 달리 정상회담을 불과 5일 앞뒀다는 점에서 의도와 무관하게 정상회담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특히나 “(배치 시기를 당긴) 연유를 알 수 없다”고 지적한 대목은 그 지적 대상이 박근혜 정부는 물론, 당시 합의에 참여한 미 정부까지 포함된다. 초기 논의에서 내년을 최종 추가 배치 시기로 합의했더라도 최종적으로 한미 양국은 시기를 앞당기는 데에 합의했다. 미국 국방부는 문 대통령 발언 이후 “모든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투명하게 협의해왔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배치 절차의 불투명성을 계속 공론화하면 박근혜 정권은 물론 미국 측으로서도 반발이 일 수 있다. 이번 발언이 한미정상회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사드 환경영향평가의 필요성을 미국에 설득하기 위한 정지작업이란 해석도 있다. 사드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하면 연내 배치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는 결과적으로 미국 측에 사드 배치 연기로 비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굳이 ‘내년 배치 완료’란 기존 합의 내용을 공개한 건, 환경영향평가로 사드 배치가 순연되더라도 이를 사드 배치 연기로 해석하지 말라는 뜻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새 정부 들어 사드를 둘러싼 한미양국의 미묘한 시각차는 반복적으로 노출, 봉합 국면을 보이고 있다. 사드 보고 누락 파문에서 문 대통령은 “충격적”이란 표현을 쓰면서 경위 조사를 지시, 사드 배치가 연기ㆍ철회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방미 도중 “어떻게 사드 때문에 한미 동맹이 깨지냐”는 반어법적 표현도 갈등을 부추겼다. 이에 청와대는 “환경영향평가가 사드 연기ㆍ철회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고 밝히고, 문 특보에도 “한미 관계에 도움 안 된다”는 메시지를 엄중 전달하는 등 봉합에 나서기도 했다.

김상수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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