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바꾼 유통 풍경 ①] ‘때이른 폭염ㆍ가뭄’에 여름상품군 ‘대지각변동’

-전통적인 여름상품군 공식 파괴
-써큘레이터, 핸디선풍기 판매↑
-전기세 감안 세컨드가전 큰 인기
-모기용품ㆍ제습기는 극심한 부진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여름상품군의 대지각변동.’ 올해 유통가를 규정하는 새 트렌드다.

지난 5월부터 시작된 폭염에 비는 줄고 가뭄까지 겹치면서 여름철 특수를 누리던 제품들의 판매량에 큰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엔 습한 더위로 제습기, 모기용품이 불티나게 팔렸다면, 올해는 뜨겁게 달아오른 불볕더위에 냉방을 강화시켜주는 제품들로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써큘레이터 이미지]

23일 오픈마켓 옥션이 최근 한달(5월19일~6월18일) 간 여름철 인기 제품들의 판매량을 살펴본 결과, 길어진 여름으로 세컨드 계절가전과 열대야 숙면용품 등이 불티나게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인기몰이를 했던 핸디선풍기 역시 찾는 이가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길어진 더위와 함께 올라가는 에어컨 전기세를 피하고자 냉방효과를 극대화해주는 세컨드가전인 써큘레이터 판매는 3배(254%)나 늘었고, 냉풍기 판매도 2배(124%) 신장했다. 또 폭염으로 야외에서 걷기가 힘들어지자 이동시에도 더위를 식혀주는 핸디ㆍ휴대용 선풍기는 지난해에 이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판매량이 같은 기간 전년 대비 5배(421%)나 급증했다.

열대야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숙면용품도 벌써부터 찾는 이가 늘었다. 왕골자리는 77% 증가했고, 대나무자리도 32% 신장했다. 온난화로 대기가 불안정해져 우박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예보로 휴대하기 간편한 우산 및 양산도 판매량이 3배(284%) 가까이 늘었다.

[사진=모기향 이미지]

반면 가뭄으로 모기 서식처인 물웅덩이 감소와 함께 모기 출현이 늦어지면서 모기용품을 찾는 이는 지난해 보다 줄었다.

같은 기간 모기향(26%)과 리퀴드모기약(11%)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고, 에어졸모기약은 3% 줄었다. 현관모기장 판매도 5% 감소했고,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전기모기채도 판매량(16%)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통적으로 여름철 특수를 누려왔던 제습기는 폭염으로 날씨가 건조해지면서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기명 옥션 소형가전팀 팀장은 “때이른 더위로 여름이 길어진데다 연이은 폭염주의보와 가뭄, 우박 등으로 여름이면 강세를 보였던 제품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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