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격호 70년史 마감…신동빈 체제 더욱 강화

-신격호 명예회장 취임, 이사직도 물러나

-신동빈 회장 이사직 안건은 과반수 통과

-“뉴롯데” 천명했던 신 회장, 플랜 강화되나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1948년 주식회사 롯데를 설립하고, 일본에서 롯데그룹을 창립했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배제됐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그룹을 창업한지 약 70여년 만에 롯데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앞으로는 명예회장으로서 활동한다.

24일 롯데그룹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이날 주주총회를 통해 그룹의 명예회장에 추대됐다.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배제되며, 롯데 알미늄을 제외한 롯데그룹의 전 계열사 이사직에서 내려왔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제과와 롯데호텔 이사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롯데쇼핑 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롯데알미늄에서도 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8월 물러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

신 총괄회장은 오늘날 롯데그룹을 있게 한 산증인이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인 1948년 도쿄(東京)에서 롯데홀딩스의 전신인 ㈜롯데를 창업했고, 껌 장사로 시작했지만 초콜릿(1963년)ㆍ캔디(1969년)ㆍ아이스크림(1972년)ㆍ비스킷(1976년) 을 히트시키며 롯데를 제과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롯데상사, 롯데부동산, 롯데전자공업, 프로야구단 롯데오리온즈(현 롯데마린스), 롯데리아도 히트시키며 일본 내 종합기업 롯데를 만들었다.

한국에 진출한 것은 1967년이다. 롯데제과를 설립하면서 신 총괄회장은 고국이던 한국 경영에도 나섰다. “보국 하고 싶다.” 당시 신 총괄회장이 국내로 돌아오면서 외친 한국 복귀 이유였다.

신 총괄회장은 1974년과 1977년 칠성한미음료, 삼강산업을 각각 인수해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삼강으로 이름을 바꿨고, 호텔과 유통 사업에도 이후 진출했다. 1980년대 고속 성장기를 맞은 한국 롯데그룹은 인수ㆍ합병(M&A)을 거쳐 재계 5위까지 성장했다.


신 총괄회장 시대는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둘째 아들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이사회에서 대표이사 부회장에 선임되자 첫째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에서 신 회장을 해임하는 등 ‘쿠데타’를 시도했고, 신 총괄회장은 이 사건으로 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전격 해임되는 수모를 겪었다. 이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그룹의 여러 계열사 이사직에서 내려왔고, 대법원을 통해 한정후견인 지정이라는 시련도 경험했다.

향후 롯데그룹의 경영권은 둘째 신 회장을 중심으로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혁신안 발표를 통해, 신 회장은 ‘새로운 롯데’를 천명했다.

다음달 중순경에는 ‘명동 시대’를 마무리하고 ‘잠실 시대’를 연다. 최근 오픈한 롯데월드타워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과 주력 4사(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를 포함한 상당수 계열사가 이전한다.

신 회장은 지난 4월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통해 “그룹의 외형을 키우기보다 내실 경영과 사회적 책임에 역점을 두는 뉴 롯데로 거듭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재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과 함께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이 그룹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편 이날 롯데홀딩스 이사회가 제시한 신 회장 포함 8명의 이사 선임건이 통과되며 신 회장은 다시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로 선임됐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롯데 일본 계열사의 지주회사일 뿐 아니라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9%를 보유한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평가된다.

이에 롯데그룹 측은 “동빈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지속적인 신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주주총회였다”며 “신격호 총괄회장은 이사임기 만료에 따라 이사직을 퇴임하고 명예회장에 취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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