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치킨게임…박삼구 vs 산업은행

-박삼구, 생산 기반 광주지역 이해관계자 결집
-산업은행 등 8개 채권단 자본 목적 위해 강경 일변도
-생산 3요소를 둘러싼 산업자본과 금융자본 대결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금호타이어 인수전이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상호 결속 강도를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겁쟁이 게임’의 승패는 세력에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최대한 이해관계자를 많이 모으는 모습이다.

산업자본인 박 회장 측은 생산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만큼 생산의 3요소(토지, 노동, 자본)를 기반으로 하는 이해 관계자들이 먼저 결집하는 분위기다. 금호타이어의 생산 기반 시설이 있는 광주 지역을 근거로 하는 정치인은 물론 광주 공장에 근무하는 금호타이어 노사와 대리점주, 그리고 협력업체도 박 회장 편을 들고 나섰다.

[사진=금호아시아나사옥전경]

평소 매각과 관련해 침묵을 지키던 이한섭 금호타이어 사장이 지난 21일 광주 공장에서 이뤄진 국민의당 지도부 면담에서 이례적으로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비난하고 나선 것도 그 일환으로 이해된다. 이 자리에서 이 사장은 “이번 금호타이어 매각 진행은 부실 M&A의 전형으로 사료된다”며, “부적격한 인수후보 선정으로 인해 M&A를 통한 시너지가 없고 금호타이어는 후발업체인 더블스타의 도약을 위한 발판만 될 뿐”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금호타이어 노조 역시 이날 “만약 더블스타 인수 후 싱웨이코리아와 금호타이어가 합병을 하게 되면 막대한 인수부채를 금호타이어가 떠안게 되고, 인수 후 경영실적이 대폭 개선되지 않는다면 심각한 경영악화가 예상된다”며 매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날 면담에서 금호타이어 대리점주와 협력업체 대표는 매각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국민의당 지도부에 전달하기도 했으며,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금호그룹이 금호타이어 경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채권단을 대표하는 산업은행은 ‘금융자본’인 만큼 신뢰를 바탕한 이익 창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결속력을 키우고 있다. 금호타이어 매각 1라운드에서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 허용을 둘러싸고 채권단 사이에 이견이 노출되기도 했지만, 이번 상표권 사용을 둘러싼 매각 2라운드에서는 강경 일변도다. 지난 20일 채권단은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무산되면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박탈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으며,“채권단에 소속된 8개 기관이 금호그룹과의 거래 관계 유지도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금융 거래의 바탕이 되는 신뢰의 위기에 대해 경고음을 울렸다.

[사진=산업은행 사옥 전경]

이들 금융자본은 생산을 담당하는 ‘노동’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의 진정성과 인수 효과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만큼 고용승계 및 향후 투자 계획 등을 바탕으로 노조와 접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대강’ 대결을 펼치고 있는 지금으로서는 양측이 서로 세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보편적 특성상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실제로 박 회장 측은 상표권 사용 조건과 관련해 “아무런 근거 없이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는 근거가 있을 경우에는 사용조건의 변경도 가능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또 채권단 역시 상표권 사용 요율과 관련해 대출금리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추가 협상 여지를 열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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