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트럼프케어, 왜 밀어붙일까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미국 공화당 상원 지도부가 22일(현지시간) 내놓은 새로운 건강보험법안 ‘트럼프케어’가 애물단지 처지다. 민주당과 의료계 반발은 물론, 공화당 일각에서도 비난을 사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케어가 가지는 상징성 때문에, 반대파를 뚫고 어떻게든 밀어붙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공개된 트럼프케어는 현행 의료보험 보장 확대에 사용돼 온 수십억 달러 세제 혜택을 없애고, 의무가입 조항을 폐지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달 하원에서 통과된 법안과 비교하면 내용상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강경 보수파 공화당 의원 4인은 “법안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저소득층과 중산층 유권자들의 지지가 필요한 민주당 의원들에겐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다음주 표결에서 민주당 의원은 전원 반대표가 예상된다. 


가디언은 “트럼프케어는 결과적으로 아무도 기쁘게 하지 않는 법안”이라며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 확대조치를 폐지하고, 부유층에게 큰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것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역)노동자들을 보상하는 방법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러스트벨트의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지지를 업고 당선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사설에서 하원과 상원 법안 내용이 조금 차이는 있지만, 공화당이 실현하려는 공동의 목표는 같다고 말했다. 저소득층과 중산층에게서 건강 관리 명목으로 수억 달러를 끌어내 부유층에게 감세 형태로 이전시킨다는 것이다. 한 예산ㆍ정책 센터 분석에 따르면 앞서 하원이 발의한 건강보험정책은 고소득 400가구에 연간 약 700만 달러의 감세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트럼프케어가 부유층에 감세 혜택을 제공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목표와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트럼프케어의 또 다른 목표가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의 업적을 퇴색시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의 프랜시스 윌킨슨은 “공화당이 오바마 집권 당시에는 이를 성취할 수 없었기 때문에, 소급해서 대통령직을 흔들 수 있길 바라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공화당이 오바마의 자유주의나 다문화주의, 세계시민주의와도 격렬하게 부딪혔지만, 그보다 더욱 상징적인 목표물인 ‘오바마케어’에 타격을 가하기로 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이 같은 목표를 위해 공화당 지도부가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법안 통과에 매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맥코넬 측 대변인은 의결에 필요한 찬성표를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다음주 중에 무조건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맥코넬은 오바마케어 추진 당시 민주당의 경험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큰 비용’을 지불하고라도 과반에 필요한 표를 확보하기 위해 비공식적 협상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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