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한령 100일 ①] 연봉반납, 임대료 인하 요구도… 면세점업계는 초토화

-매월 수십만명 오던 요우커 빈 자리
-매출타격 심해…회복 불가능 평가
-업계 임대료 인하 요구, 연봉반납도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언젠가 봄은 오겠죠 하는 막연한 기대감? 그런 건 있지만, 지금 상황은 많이 심각합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A씨)

중국 정부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으로 면세점업계는 큰 피해를 입었다. 3월 15일 한한령 발동 이후 실적은 마이너스에 임원들이 연봉을 반납할 정도로 어렵다. 일부 업체는 면세점 임대료를못낼 정도라고 한다. 여기에 국내 여론까지 면세점에게 부정적이게 반응하며 업계의 시름은 더 깊어져 간다.

25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최근 방한한 요우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 3월 전년대비 38.9% 줄어든데 이어 4월 65.1%, 5월 61.5%까지 감소했다.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하는 1위 업체 롯데면세점은 지난 3월15일 이후 매출이 25% 줄었다. 중국인 매출이 40% 가량 빠진 것을 내국인 마케팅을 통해 극복한 게 이정도다. 다른 면세점 업체들도 마찬가지로 경영난에 힘겨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업계의 오는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한산한 롯데면세점 소공점 모습.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오는 7월이면 발표되는 2분기 실적에서 면세점 업체들은 상당수 나쁜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2분기 면세점 업체들에 대해 “국내 면세점 매출 12조3000억원 가운데 외국인 매출액은 3분의2 수준. 서울 시내면세점의 경우 중국인 매출 기여도가 70% 이상”이라며 부진할 것을 예상했다. 매년 수조원 매출을 하며 내수경기 부응에 일조하던 면세산업이 많은 타격을 입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는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21일에는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전사적인 위기 극복방안을 논의했다. 싼커(散客ㆍ중국인 개별관광객) 유치와 동남아 관광객 유치, 또 해외 7개 영업점의 매출 활성화 방안을 다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롯데면세점 팀장급 간부사원과 임원 40여명은 연봉 10%의 자발적인 반납을 결의했다. 이들 대부분은 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은 면세업계 베테랑들이다.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는 방증이다.

일부 업체들은 공항공사 측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지만 외면당했다. 일부 업체가 개별적으로 진행하고, 한국 면세점협회를 통해 진행한 요구에 공항공사 측은 ‘불가’통보를 내렸다고 전해진다. 이에 면세점 업계의 실적난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요우커의 발길이 끊긴 서울 시내 거리들. [사진=헤럴드경제DB]

롯데면세점 관계자도 “6월이나 7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였던 사드 보복 여파가 올해 말까지 갈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현재 크나큰 위기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면세점 업체들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나섰다. 마케팅 대상에서 벗어났던 동남아시아 관광객과 내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한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해외 시장 진출에 열심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방콕 시내와 베트남 다낭공항에 신규 면세점 오픈했다. 호텔신라도 지난 4월 홍콩공항 면세점 화장품ㆍ향수 매장 사업자(2024년까지 운영)로 선정되면서, 도쿄 신주쿠 타카시마야 백화점 11층에 시내면세점을 열었다.

하지만 모두 ‘본진’인 서울시내 면세점이 부진할 경우 소용없다. 면세점업계 외국인 실적에서 요우커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하기 때문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국내 관광객을 유치하고, 동남아 관광객을 끌어모으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역부족이다”라며 “곧 휴가철이 다가오고 업계에는 ‘대목’이 시작되는데, 최근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까봐 두렵다”고 우려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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