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한령 100일 ③] “규제 심한 중국 시장, 제2의 내수 절대 아니다”

-금한령으로 드러난 중국 정부의 민낯
-지나치게 자국 산업 보호 의지 강해
-현지 진출 한국기업들 수익에 어려움 겪어
-동남아 새로운 시장으로 급부상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면세점 뿐 아니다. 한국 마트와 한국 기업, 한국 스타와 한국 드라마까지 설 자리를 잃었다. 금한령(禁韓令) 이후 한국산은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이 부쩍 줄어들었다. 저2의 내수였던 중국은 더는 없다. 원래도 심했던 중국 정부의 규제는 금한령 이후에는 사업을 방해하는 수준까지 커졌고, 현지 여론도 한국에 부정적인 방향이기 때문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중국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겠단 뜻을 내비췄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달 3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마트는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한다”고 직접 말했다. 이마트는 지난 1997년 중국에 진출해 한때 현지 매장이 30개에 육박했지만, 최근에는 적자 누적이 심해지며 최근까지 6개 매장만이 남아있었다. 점차 사업이 어려워지자 기존 시설을 정리하고 중국 시장에서 손을 떼기로 결심한 것이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된서리를 맞은 롯데그룹도 마찬가지다. 국내에 있는 롯데면세점 뿐 아니라, 현지에 진출한 롯데마트도 사드 보복의 영향을 받고 있는 모양이다.

현지 반한시위도 한국 기업들이 중국사업을 진행하는데 방해요인이 된다. 중국 현지 대형마트에서 한국 식품을 매대에서 빼고 있는 모습. [사진=웨이보 갈무리]

롯데마트의 사드보복 후 영업정지는 3개월 여를 넘어섰다. 중국 내 99개 점포 가운데 87곳이 문을 닫은 상황이라 직접 손실액은 3000억원을 넘어섰다. 이외 중국내 불거진 반한감정과 기존 투자금액까지 감안하면 간접적인 손실은 더욱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 드라마와 한국 스타에도 제재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정부가 한류스타의 발송 출연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은 상당수 유통업체가 눈독을 들이던 시장이었다. 얼마전 중국체인스토어협회가 보스톤 컨설팅 그룹에 문의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편의점 개수는 10만개, 매출액은 1300억위안(21조4900억여원)이었다. 온라인 유통업계도 해마다 10% 이상씩 고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화장품과 패션 등 상품은 ‘그녀의 경제(她经济)’라고 불리는 여성 중심의 소비가 늘어나며 호황세다.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와 설화수, 엘지생활건강의 후가 한류 바람을 타고 현지에서 인기를 얻어 크게 성공한 것도 이런 맥락에 편승한 것이다.

하지만 15억 인구를 가져 한국 유통업계에 희망의 땅이던 중국이 이제 옛날과 달라졌다는 평가다. 외국 사업자가 현지에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취해야 하는 절차가 까다로운 편이라, 모두 지켰을때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영업정지로 굳게 문이 닫힌 중국 현지의 롯데마트 매장. [사진=웨이보 갈무리]

한 대형마트업계 관계자는 ”관에 지급해야 하는 리베이트 때문에 현지에선 한국 업체들은 많이 힘들게 여업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커다란 중국시장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각종 규제 때문에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물류 수출업자 김모(30)씨도 “중국은 아직 관세와 물류업무를 모두 서류로 작업하는 상황”이라며 “그렇다보니 세관에서 ‘꽌시’가 여전히 유행하고 있어 물건을 수출하기 어려운 편”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다보니 한-아세안 FTA 체결 이후 활로가 넓어진 동남아 시장을 새로운 해외 시장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유통업계 전반에 지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보다는 시장이 작은 편이지만 동남아 시장이 한국 기업들에게 호의적”이라며 “K팝 문화 때문에 문화적으로도 동남아는 한국에 많이 익숙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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