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프도 계산된 연출”…日 고이케지사 패션 전략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일본의 여성 정치인 중 복장을 가장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사람”

일본 경제주간지 도요게이자이 신문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7월 2일 도쿄도의회 선거를 앞두고, 신당 도민퍼스트회 지지율이 상승세다. 이에 당을 이끄는 고이케 지사의 정치 행보는 물론, 패션 전략도 재조명받고 있다. 고이케 지사의 패션은 여성 주간지에 고정 코너가 있을 만큼 관심의 대상이다. 지난 10일엔 고이케 지사의 스타일을 분석한 ‘고이케 유리코식 패션 황금률’이라는 서적이 출간되기도 했다.

고이케 지사는 화려한 원색의 재킷을 즐겨 입는 것으로 유명하다. 집에 있는 재킷만 200벌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도민퍼스트회 대표 취임 당시, 고이케 지사는 감색 재킷을 녹색 재킷으로 바꿔 입고 결의대회에 등장했다. 녹색은 고이케 지사의 상징과도 같은 색상이다. 도쿄도지사 선거 때 고이케 지사는 유세 공보물과 의상을 모두 녹색으로 맞춰 이른바 ‘녹색 바람’을 일으켰다. 이날도 자신을 대표하는 색상이자 승리의 상징이 된 녹색을 내세워 당 대표직에 임하는 결의를 간접적으로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사진=‘고이케 유리코식 패션 황금률’ 책 일부


상의가 화려한 대신, 하의는 검정색 등 수수한 색상으로 매치한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타이트한 스커트 차림일 때가 많다. 와이드 팬츠가 유행해도 고이케 지사의 스타일에는 흔들림이 없다. 활동량이 많은 선거 기간에도 6㎝ 힐을 고집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같은 여성 정치인들이 활동성을 고려해 굽이 낮은 신발을 선호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방송국 캐스터로 활동했던 당시의 스타일링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패션 소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스카프를 적절하게 매치해 정장 재킷 차림이 주는 딱딱한 이미지를 상쇄하는 면이 있다. 도요게이자이신문은 “기자회견 등에서 고이케 지사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천천히 상대를 휘어잡는다. 이 회유책에 스카프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목덜미를 휑하게 두면 흥분했을 때 근육과 핏대 등이 그대로 드러날 수 있다. 스카프를 두르면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처럼 위장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스카프 뿐 아니라 화려한 목걸이와 브로치도 즐겨 착용한다. 패션 전문가들은 “첫인상을 밝게 보이게 하는 효과적인 기술이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고이케 지사의 이미지가 아닌 정치적 능력을 냉철하게 따져볼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도지사가 된 지 수 개월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목소리가 있다. 당장은 이번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도민퍼스트회ㆍ공명당 연합의 과반 여부가 고이케 지사의 입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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