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무죄 받았던 ‘양심적 병역 거부자’ 대법원에서 실형 확정

-‘무기 들지 않을 자유’ 인정했던 1심과 달리 항소심과 대법원은 유죄 결론
-대체복무제 없이 병역거부 처벌하는 법률이 위헌인지 헌법재판소 심리중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대법원이 대체복무제가 도입되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종교적 신념을 사유로 군 입대를 거부하는 것은 처벌 대상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대법원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신모(22)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른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병역법 88조 1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우리나라가 가입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서 병역거부가 합리화되는 권리를 도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국제연합 자유권규약위원회가 ‘처벌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권고안을 제시한 것도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고 판단했다. 이 논리는 2004년 선례에 의해 13년 동안 굳어진 것으로, 대법관 전원이 함께 심리하는 전원합의체에서 다시 심리가 이뤄지기 전에는 깨지기가 어렵다.

‘여호와 증인’ 신도인 신 씨는 2015년 11월 무기를 들지 않겠다는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 소집에 응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징역 1년 6월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법원이 선고하는 이른바 ‘정찰제’ 형량이다.

군인이 되는 것 외에 다른 복무제를 허용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종교적 사유로 인해 병역을 거부하는 이들은 예외없이 형사처벌되고 있다. 간혹 사실심 판결에서 무죄가 선고되더라도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진다. 지난 60년 간 군복무 대신 수형생활을 한 이들은 1만 7000여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신 씨는 형기를 마치고 난 뒤에서도 5년이내에 국가고시나 공무원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취업 과정에서도 불이익을 입는다.

헌법재판소는 대체복무제 없이 병역거부를 처벌하는 법률이 위헌인지를 심리 중이다. 이미 두 차례 합헌 결정이 내려졌고, 언제 결론이 날 지는 기약이 없다. 지난해 재판관들 사이에서 상당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대통령 탄핵심판이 접수되면서 선고일자를 잡지 못했고 이후 박한철 소장과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으로 사건에 대한 검토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