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세 인상 움직임…정유ㆍ완성차업계 “경영 타격에 서민부담만 가중시킬 것”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 마련으로 경유값 인상을 유력하게 검토하면서 서민경제의 부담 가중은 물론, 정유업계와 완성차 업계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유업계와 완성차업계는 아직 연구용역단계인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경유값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손익 악화는 물론, 궁극에는 서민 부담만 가중시키는 증세가 될 것이라는 우려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와 관련 연구기관에 따르면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교통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4개 기관은 다음달 4일 에너지 세제개편 공청회를 열고 정부 용역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연구용역은 작년 6월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에 따라 관련 연구기관이 연구해온 것으로, 현재 휘발유의 85% 수준인 경유 가격을 최소 90%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과 아예 가격을 휘발유보다 25% 비싸게 책정하는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가 “경유세 인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해명하고, 청와대는 “아주 비현실적인 주장이며 청와대와 협의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복지재정 확충 등 세원 마련이 절실한 현 정부의 상황 등을 감안할 때 경유값 인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당장 정유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경유값 인상으로 국내 경유 수요가 줄게 되면, 경유의 공급 과잉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게 정유업계의 판단이다.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경유는 일정 부분 반드시 생산하게 돼 있는 만큼, 이를 해외시장 수출 등으로 소화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하게된다. 특히 정유업계는 경유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전제 자체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경유값 인상이 자칫 담뱃세 인상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경유세를 올린다 해서 경유 소비가 크게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세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은 한 번 사면 단 기간에 바꿀 수 없는데 특히 화물차 등 대형차는 더욱 그렇다. 바로 경유 수요가 비탄력적인 이유”라며 “대형 화물차 운전자들은 보조금을 받는다 쳐도 그조차 못 받는 영세 경유 차주들만 속앓이하는 서민 세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업계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경유세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디젤차 비중인 높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용역안이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한편으로는 친환경차 개발 등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장기적인 관점이고 당연히 경영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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