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탐색]기간제교사 ‘정규직 임용’ 우대?…학교는 논쟁중

-처우개선 필요하나 임용엔 반대높아
-당국 “기간제 우대 검토 안해…역차별”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1. 올해 두 번째 국어과 중등임용시험을 준비 중인 박모(25ㆍ여) 씨가 최근 함께 시험을 준비 중인 사람들과 가장 많이 대화를 나누는 주제는 바로 정규 교원 임용 시 기간제 교사를 우선적으로 임용하는 것이 현실화되지 않을까란 걱정이다. 기간제 교사에 대한 처우 개선 방안 중 정규직 채용에 우선권을 주는 방향으로 정책이 최종 결정돼 가뜩이나 낙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 같은 임용시험을 준비 중인 사람들에게 피해를 미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것이다. 박 씨는 “지금도 기간제 교사들의 경우 지인을 통해 채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며 “힘들게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있는 교사들과 연줄을 통해 학교에 들어온 기간제 교사들이 같은 지위가 된다는 것은 기회의 평등을 해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 기간제 교사로 3년째 일하고 있는 김모(35) 씨는 최근 학교 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불편한 상황을 겪고 있다. 학교 내 비정규직에 대한 정규직 전환이나 처우 개선 등에 대한 각종 논의 사안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정규 교사들이 기간제 교사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에 대해 ‘정정당당히 시험을 통과하지 않고 채용되려는 공짜 심리’ 등의 내용으로 대화하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됐기 때문이다. 자신을 지칭해 말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후 해당 교사들을 대하기가 껄끄러워 졌다는 김 씨는 “기간제 교사들은 학교 내에서 정규 교사와 똑같이 담임도 맡고, 업무 분장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많지만 불안한 고용 탓에 묵묵히 일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기간제 교사들을 위해 고용 안정 방안을 논의하거나 처우 개선 방안을 모색해보자는 논의 자체가 학교 내에서 이처럼 큰 반감을 일으키는지 몰랐다”고 서운해했다.


문재인 정부가 천명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 공약에 따라 기간제 교사에 대한 정규직 전환 역시 의제로 논의선상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26일 학교현장에선 교원들 간 갈등의 불씨가 커지고 있다.

기간제 교사들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된 논의에 대해 정규 교사들은 위기감을 느끼며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 교원들을 대표하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부분적으론 차이가 있지만 기간제 교사의 처우 개선엔 동의하나 정규직 전환은 힘든 게 아니냐는 입장이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기간제 교사들이 학교현장에서 정규 교사에 버금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터무니없이 불합리한 처우를 받고 있는 부분에 대해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이나 임용 우대 정책은 국가 고시를 통과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원을 임용하고 있는 체계를 완전히 흔드는 결과가 나올 수 있으며,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준비생들에게도 역차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학교 내에서 비정규직이 없어져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으며, 경력을 오래 쌓은 교사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면 교육 현장에도 이득이 될 것”이라며 “다만, 기간제 교사의 경우에도 휴직 교사를 대신해 일정 기간만 근무하는 교사 등도 많은 만큼 일괄적으로 정규직 전환을 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들의 기대감은 어느때 보다 높은 상황이다.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 홈페이지에는 이 같은 기대감을 드러낸 글들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임용시험을 준비 중인 예비교사들이다.

국민의당 주승용 의원 등 11명이 지난 2일 교육공무원법 32조 2항 ’기간제 교원은 정규 교원 임용에서 어떠한 우선권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조항을 삭제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직 교사들과 임용시험 준비생들의 ‘문자 세례’를 받고 엿새만에 철회하기도 했다. 개정안대로 해당 조항을 삭제하면 임용에서 기간제 교사에게 가산점을 주거나 별도 임용 절차를 치르게 하는 등 우선권을 주는 것이 가능해진다.

한편, 교육부는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은 논의 사항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 임용의 경우 임용시험을 통한 공개채용이 원칙”이라며 “기간제 교사에 대한 처우 개선은 급여나 후생복지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으며, 기간제 교원 경력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의 우대정책은 임용시험을 통해 교원이 되려는 예비교사들에겐 불공평한 처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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