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무통증 신호요법 특정인 저작물 아냐”

-法, “A씨 주장 인정하면 특정 치료법에 배타적 지위 인정하는 것”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든 신호를 신경에 전달해 만성 통증을 완화시키는 이른바 ‘무통증 신호요법’을 특정인의 독점적인 저작물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이 기술을 허가없이 이용해 의료기기를 만들어 판매하는 것도 부정경쟁 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3부(부장 이규홍)는 무통증신호요법을 연구개발한 이태리 국적 A씨 등이 국내 의료기기업체 C사를 상대로 “부정경쟁행위를 금지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무통증 신호요법’을 연구하던 A씨는 지난 2007년 국내 의료기기업체 B사와 자신의 기술을 활용해 의료기기를 만드는 라이센스 계약을 맺었다. B사는 지난 2011년 7월부터 기술을 이용해 의료기기를 만들어 판매했다.

A씨는 이밖에도 기술과 관련한 특허를 출원해 2014년 등록했다. 연구 내용을 지난 2011년 학술 잡지에 기고하고 이듬해 국제 학술 대회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또다른 국내 의료기기업체 C사도 지난해 1월부터 비슷한 기술을 이용해 의료기기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3년 B사의 기기를 이용한 치료를 비급여대상으로 인정하자, C사는 비급여대상 신청서류를 내면서 A씨의 논문 사본을 함께 제출했다.

이 사실을 알게된 A씨와 B사는 “성과물을 무단 도용해 최소 3억 5000여만 원에 이르는 경제적 이익을 침해했다”며 C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C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 등의 주장을 인정하게 된다면 특정한 치료방법에 관해 독점적ㆍ배타적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라 특허법이나 의료법 취지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의료기기의 외형이나 회로도, 구조 등에 차이점이 적지 않아 C사가 의료기기를 완전히 모방했다고 보기도 어렵고, 일부 모방했다 하더라도 이미 공개돼 시판된 기기를 일부 참조하는 행위가 특별히 사회상규에 반하거나 경쟁질서에 반해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할 자료도 없다”며 C사가 부정경쟁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C사가 건강보험심사원에 A씨의 논문 사본을 증빙 서류로 제출한 것도 저작권 침해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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