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中企 추경’의 딜레마…“골든타임 중요치만 효율성 의문도”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6월 임시국회 내 추가경정예산안(이하 추경안) 처리가 불투명해지면서 ‘골든타임 실기(失期)’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일부 국무위원 임명강행 등을 둘러싼 여야의 ‘파워게임’ 탓에 투자 적기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정쟁과는 별개로, 사상 최대규모(약 3조 5000억원)인 중소기업청 소관 추경안에 효율성이 의심되는 항목이 많다”는 정치권과 전문가의 비판도 만만치 않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계에서는 ▷중기청의 발 빠른 사업 효율성 제고 방안 마련과 ▷정치권의 선(先) 추경안 심사-후(後) 세부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최근 열린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추경안을 조속히 통과시켜달라”고 정치권에 강하게 요청했다.

▶“추경안 조속히 통과돼야…창업혁신·재기지원 발판”=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계는 정치권의 신속한 추경안 처리를 다각도로 압박하고 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지난 22일부터 사흘간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 참석해 “내수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혁신창업 생태계 및 재기지원 펀드를 조성하기 위한 추경안을 조속히 통과시켜달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박 회장은 또 “여러가지 반대논리가 있겠지만, 지표상 가계 빚이 늘고 중기청의 소상공인 대출예산도 소진된 상태”라며 “추가 예산을 빨리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일단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라도 추경안이 신속히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중소기업계의 이런 기류에 올라타 야권의 추경안 처리 동참을 촉구하고 나섰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수원산업단지 입주 중소기업 방문 현장에서 “중소기업이 잘 돼야 일자리가 생겨난다”며 “추경안에 중소기업 성장과 창업지원 정책이 모두 들어가 있다. 그 혜택은 중소기업과 창업 준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 시급하지 않은 사업 수두룩…효율성 의문” 지적도=문제는 여러가지 수치상 추경 시급성이 떨어지는 사업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이다. 향후 여야가 진통을 딛고 추경안 심사에 착수하더라도 ‘잡음’이 발생할 여지가 큰 것이다. 박 회장이 추경안 신속 통과 필요성을 강조하며 내세운 ‘창업 및 재기지원 펀드’ 조성이 대표적인 예다. 재기지원 펀드 등을 조성하기 위한 ‘중소기업 모태펀드’ 출자사업 증액 규모는 총 1조 4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투자가 진행 중인 청년창업 펀드 5557억원 중 단 3708억원만이 투자돼 1849억원이나 투자여력이 남아있다.

1898억원 규모의 엔젤투자 펀드와 319억원 규모의 재기지원 펀드 역시 조성액의 각각 34.5%와 38.9%만 투자된 상태다. “추경 없이도 정부 목적에 따른 기업 투자가 어느 정도 이뤄질 수 있다. 추경 시급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총 1조원이 증액된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사업은 과거 사례를 볼 때 추경의 주목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추경안에 편성된 3개 융자사업(긴급경영안정·신성장기반·창업기업자금)의 2015년 추경 효과를 분석한 결과, 고용창출과 연계된 융자 실적은 오히려 모두 10~20%가량씩 감소했다”는 게 국회예산정책처의 판단이다.

이 외에 ▷창업성장기술개발 사업 예산의 연내 집행 가능성 불투명 ▷지역신용보증재단재보증 사업 출연금 규모 부적절 ▷온누리상품권 발행 사업 보조금의 부정확한 추산 ▷재창업패키지 사업의 현장수요 불균형 등 세부 사업계획이 미비하거나, 수요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례도 많았다.

중소기업청 소관 2017년도 추경안 세부내역

▶중소기업계 “추경안 우선 심사착수 절실”=이처럼 추경안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자 중소기업계에서는 주무부처인 중기청의 발빠른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추경안 처리가 7월 임시국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후 진행될 국회 각 상임위원회의 심사에서까지 시간을 허비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더 시간을 끌면 고질적인 인력난과 자금난을 버틸 수 없다”며 “중기청은 선제적으로 사업 효율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 추경 설득력을 높이고, 정치권은 일단 심사에 착수한 뒤 부적절한 항목이 있다면 이후 재조정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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