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학폭위, 학생부 기록 어디까지?

학교폭력자치위원회(학폭위)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록 제도를 놓고 최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 초등학교에서 학교폭력을 은폐ㆍ축소 의혹이 제기됐고 일부 사립 고등학교에서는 학교폭력 신고를 받고도 학폭위를 열지 않은 채 선도위원회(선도위)를 열어 이를 무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폭위의 학생부 기록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반면 학년이 올라가도 학폭위의 내용이 학생부에 계속 남아 있다보니 왜곡효과, 낙인효과 등의 문제를 일으켜 경미한 징계의 경우 학생부 기록 항목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학교폭력에 대한 학생부 기록 제도는 지난 2012년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폭법)’에 따라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학교는 전담기구를 꾸려 사안을 조사하고 평가하게 된다. 학폭위가 가해학생에게 내릴 수 있는 징계처분은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1호)부터 퇴학(9호)까지 9단계로 규정돼 있다. 이 처분은 모두 학생부에 기재하게 된다. 1호와 2호(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 3호(학교에서의 봉사), 7호(학급교체)의 경우 학교 졸업과 동시에 학생부 기록에서 삭제된다. 또 4호(사회봉사)와 5호(특별교육이수 또는 심리치료), 6호(출석정지), 8호(전학) 처분은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에 따라 학폭위에서 졸업과 동시에 기록 삭제 여부를 결정한다. 가해학생이 졸업할 때 학교폭력 처분결과가 삭제되지 않으면 졸업한지 2년 후에 기록이 지워지며 9호(퇴학)만 학생부 기록이 영구 보존된다.

전문가들은 사전 조정이나 화해 프로그램을 학폭법의 공식 절차에 포함하거나 학생들 사이에 대화와 화해를 유도하는 ‘또래 조정’ 절차를 거치게 하는 것 등을 제안하고 있다. 전수민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는 “형법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돼 검사가 죄를 입증을 해야 반면 학폭법에서는 가해자가 폭력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며 “학폭 관련 제도와 절차에 대한 중간점검과 보완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박세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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