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약퇴치의 날①] 향정의약품이 주종…SNS, 비트코인까지 결합

-‘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 80%…대마, 기타마약 압도
-SNS로 주문, 비트코인 결제…일반인도 제조, 밀수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잠시 주춤했던 마약 범죄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검찰청이 매년 내놓는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전체 마약류 사범 숫자는 2009년 이후 계속 1만명 아래를 유지했지만 2015년 역대 최다인 1만1916명을 기록하며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리고 지난해 1만4214명의 마약사범이 적발되면서 그 기록을 다시 갈아 치웠다.

최근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유명 인사들이 잇달아 마약 혐의로 수사를 받거나 재판에 넘겨지면서 마약 범죄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진 상황이다.


마약류에 따른 분포 비율을 보면 필로폰으로 대표되는 향정신성의약품(향정)이 압도적이다. 필로폰은 범죄 현장에서 흔히 ‘뽕’이나 ‘술’, ‘크리스탈’이라는 은어로 불리며 국내에서 가장 많이 오ㆍ남용되고 있는 마약류다.

1995년 이후 50%를 넘긴 향정사범의 점유율은 2013년 80.9%, 2014년 81.3%, 2015년 80.7%, 2016년 80.2%로 꾸준히 80%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대마사범은 조금씩 감소해 10% 내외를 보이고 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은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해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것으로서 오남용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필로폰 뿐만 아니라 프로포폴과 JWH 계열 등의 신종 마약이 대통령령에 규제 물질로 정해져 있다.

전문가들은 향정사범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배경으로 인터넷과 SNS의 발달을 꼽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익명의 채팅앱이나 해외 메신저,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를 통해 마약을 거래하며 자기 신분을 노출하지 않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A(34) 씨는 지난해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JWH 계열의 마약을 주문했다. 그러자 미국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자가 마약을 물티슈인 것처럼 포장해 국제화물로 발송했다. A 씨는 벨기에를 거쳐 한 달 만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온 그 마약을 직접 받을 수 있었다.

A 씨는 또 국내에서 스마트폰으로 대마를 주문하면서 전자화폐 비트코인으로 비용을 결제하기도 했다. 제주지법은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기소된 A 씨에게 이달 1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2년과 40시간의 약물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이처럼 마약전과가 있는 마약류 사범뿐만 아니라 마약을 접한 경험이 없는 일반인들도 최근 SNS 등을 통해 공급자들과 연락을 주고 받으며 마약류를 손에 쉽게 넣고 있다.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이 인터넷에 나온 제조법을 보고 마약을 직접 집에서 만들다가 적발되는 사례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마약류 압수량도 향정계열이 압도적이다. 특히 신종마약의 압수가 두드러지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최근 밀반입되는 마약류는 메트암페타민(필로폰) 뿐만 아니라 신종마약인 MDMA(엑스터시), 야바(YABA), JWH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야바와 엑스터시는 유학생과 외국인 학원 강사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국내로 몰래 들여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4월 필로폰 압수량은 6530g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줄어든 반면 야바(1010g), 엑스터시(313g), JWH(184g) 같은 신종마약의 압수량은 눈에 띄게 늘었다.

향정사범들은 투약장소로 유흥업소보다 대개 집이나 노상, 숙박업소, 자동차 같은 은밀한 장소를 택했다. 거래장소 역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 적발 시 도주가 용이한 노상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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