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ㆍ北ㆍ美, 한반도 해법 ‘동상3夢’

-文대통령, 탄도미사일 참관 뒤 올림픽 단일팀 제안
-北 ‘핵보유국’ 야욕 여전…단일팀 제안에도 냉랭
-한미정상회담, 대북공조 향방 중대 분수령될 듯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수십년을 지루하게 끌어온 북핵문제가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와 한국과 미국의 새 정부 출범 등에 따라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남북한과 미국 등 북핵문제를 풀어나갈 주요 플레이어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해법 마련은 여전히 요원한 모습이다.

북한은 미 본토를 겨냥한 핵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바짝 다가서며 ‘실제적 위협’이 됐지만, 한국과 미국은 아직까진 공통의 대북기조 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한반도정세와 북핵문제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남북한과 미국 등 주요 플레이어들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상황이 풀리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4일 전북 무주에서 열린 ‘2017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문재인 정부는 동결-폐기라는 2단계 북핵 구상에 따라 압박 및 제재와 함께 대화 병행을 내세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6ㆍ25전쟁 67주년을 앞둔 지난 23일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과학시험장을 찾아 사거리 800㎞의 탄도미사일 ‘현무2-C’ 시험발사장면을 참관하고, 이튿날인 24일 전북 무주 WTF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장을 방문해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을 제안한 것은 상징적인 장면이다.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이명박ㆍ박근혜 정부가 취한 선 북핵문제 해결-후 남북관계 개선과 달라진 것이다.

미국도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핵ㆍ미사일 기술 진전에 따라 중동문제 등에 비해 뒤로 미뤄왔던 북한문제의 우선순위를 높이는 등 역대정부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이클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북한에 관해 묻고,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질문한다”며 “북한 관련 보고 없이 백악관을 빠져오는 날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미 CIA는 특정국가를 대상으로 한 최초의 정보 총괄조직인 ‘코리아 임무센터’를 신설하고 북핵 정보를 총괄토록 하기도 했다.

미국은 현재 오토 웜비어 사망 등에 따라 최대의 압박과 관여로 요약되는 대북정책에서도 압박에 방점을 두고 있다.

한미 대북공조의 향방은 오는 29~30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북한은 요지부동이다. 북한은 과거 김일성 주석의 한반도 비핵화 유훈이라는 ‘립서비스’마저 잊은 채 핵ㆍ경제 병진노선에만 매달리고 있다.

이와 관련, 차희림 평양시 인민위원장은 25일 6ㆍ25전쟁 67주년을 맞아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평양시 군중대회에서 “우리 공화국은 명실상부한 핵강국”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핵문제는 북미 사이에 해결할 문제라고 선을 긋고, 수용하기 어려운 한미 합동군사연습 중단과 탈북 식당 여종업원 송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문 대통령의 평창 동계올림픽 단일팀 구성 제안에 “스포츠 위에 정치가 있다”면서 “정치적 환경이 해결돼야 한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대북소식통은 “문 대통령이 스포츠나 이산가족상봉 등 비정치적 분야에서부터 대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생각인 반면 김정은은 정치ㆍ군사적 현안을 배제한 남북관계 재개는 없다는 생각으로 적잖은 차이가 있다”면서 “한국 입장에선 우선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간 대북공조의 공통분모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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