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 조선업…빅3 모두 영업흑자 전망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국내 조선3사가 올해 상반기 나란히 영업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뤄져오던 해양플랜트 인도가 순조롭고 지난해 대비 수주절벽 상황도 개선된 덕분이다. 다만 아직은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장에선 여전히 일감이 부족해 조선업을 떠나는 직원들이 적지 않고, 6월들어 유가가 급락한 것도 하반기 조선업황 전망을 마냥 낙관하긴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이다.

26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조선·해양부문 존속법인)은 올해 2분기에 1626억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영업이익(1635억원)을 고려하면 상반기에만 3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하게 된다. 


수주 상황도 나쁘지 않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모두 62척에 38억달러 규모의 수주를 확정지었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수주 목표액(75억달러)을 고려하면 비교적 무난한 수주 실적을 거둔 것이다.

아직은 불황형 흑자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1일 실시한 임원인사에서 조선·해양 부문 임원을 10% 줄였다. 임원 감축 인사를 선제적으로 실시한 것은 임단협이 진행중인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그간의 수주 절벽 상황이 시차를 두고 실적에 반영되면서 매출 상황 악화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증가하는 것도 실적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389억원 가량으로 1분기(274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대규모 수주 ‘잭팟’을 잇따라 터뜨리며 올해 상반기에 올 한해 수주 목표를 거의 완료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글로벌 해운동맹 지각 변동으로 인해 삼성중공업이 특장점을 가진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발주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면서 올 하반기 실적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부문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중공업은 세계 2만 TEU급 이상 규모의 컨테이너선을 건조 인도한 경험을 확보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2개 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1분기 대우조선은 2918억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여기에 대우조선은 이달 중 해양플랜트 익시스 FPSO 인도가 예정돼 있어 인도 지연에 따른 매출 감소 우려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조선업 업황 전망을 다소 어둡게 만드는 요인도 있다. 유가 급락이다. 최근 두달 사이 국제 유가는 20% 가까이 급락하면서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45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미국 셰일오일 생산이 다시 늘어나고 있고, 리비아와 나이지리아 등 감산 행렬에 합류하지 않았던 산유국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유가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는 분석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보다 나아진 수주 상황과 선가 상황 유지 덕분”이라며 “그럼에도 유가 하락 등은 해양플랜트 인도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고 전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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