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수상한 가수’, 음악예능으로 자리잡기 위해 보강해야 할 점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tvN 새 음악예능 ‘수상한 가수’가 지난 14일 복제가수와 무명가수의 환상적인 무대로 무난한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개선해야 될 지점들도 더러 보였다.

히든싱어와 복면가수 사이에 있는 듯한 이 프로그램은 기회가 거의 없는 무명가수들에게 꿈의 무대를 만들어준다는 의미와 취지는 무척 좋기는 하다.

하지만 무명가수들의 노래와 복제가수의 퍼포먼스가 상승작용을 하지 못할 때가 있었다.

자기 자신이 더 튀려고 하는 몇몇 복제가수는 이 프로그램의 취지를 모르고 나온 듯하다. 무명가수의 간절함을 복제가수의 개그(?)로 승화시키겠다는 건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럴 때에는 노래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복제 가수의 과한 립싱크 퍼포먼스는 결과적으로 무명가수의 노래를 묻히게 할 수도 있음이 드러났다. 

무명가수의 땀과 눈물, 그들의 노고가 더 잘 드러날 수 있고, 그들의 음악을 제대로 들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도, 좀 더 임팩트 있게 끌고갈 수 있는 기획과 장치가 필요해보였다.

이수근과 붐 등 패널로 나온 사람들은 웃겨야 한다는 강박때문인지 질 떨어지는 행동과 말을 하는 경우가 있어 품위를 살려야한다. 복제가수의 ‘엠마‘라는 별명을 이용해 계속 ‘인마’를 말하는 건 큰 실수다. 요즘 시청자들 수준이 매우 높아, 이런 부분을 소홀히 하면 프로그램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다.

판정단이나 패널의 멘트는 무명가수의 용기를 북돋아주고 따뜻한 응원을 보내고 공감해주는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박소현 등 칭찬 위주의 주례사 멘트나 너무 평범한 토크는 프로그램을 느슨하게 한다. 그때 그때 딱 필요한 멘트를 꽂아넣어 줄 수 있는 패널이 필요해 보였다.

대진방식도 한번 생각해봐야 할 듯하다. ‘수상한 가수’ 연출자는 MBC ‘복면가왕’ 연출자인 민철기 PD다. ‘수상한 가수‘는 ‘복면가왕’의 토너먼트제가 아니라 ‘불후의 명곡‘ 방식을 대진방식으로 택했다.

그런데 꽤 유명한 기성가수가 나오는 ‘불후의 명곡’과 한번이라도 더 방송에 나와야 하는 간절함을 가진 무명가수들은 입장과 사정이 다르다. 

배우 황보라가 복제가수를 맡은 ‘갑수‘는 마지막으로 나와, 2연승을 올렸던 ‘코피프린스’를 불과 한번 꺾고 ‘수상한 가수’ 1대 우승자가 됐다. 이 대진방식은 형평성에서 좀 더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

한편, 이날 첫 방송에서는 장도연-박나래, 홍석천, 공형진, 황보라가 무명가수를 알리기 위해 그들의 복제가수로 빙의했다. 첫 무대는 장도연과 박나래가 ‘델마와 루이스’로 등장해 무대 뒤 무명가수들이 부르는 마마무의 ‘넌 is 뭔들’에 맞춰 열성적인 퍼포먼스를 뽐냈다. 

이어 홍석천은 복제가수 ‘코피프린스’로 등장해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를 무명가수와 찰떡호흡으로 선보였다. ‘코피프린스’에게 아쉽게 패한 ‘델마와 루이스’의 정체는 데뷔 2년차 듀오 트윈나인(마수혜-조아라).

이어, 공형진은 포졸 복장을 하고 ‘엠마’라는 이름의 복제가수로 등장했다. 엠마는 가수활동을 하다가 최근 생계 때문에 드라마 ‘군주’에 엑스트라인 포졸로 출연했다는 일화를 밝혀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찡하게 했다.

‘서울의 달’을 열창한 엠마의 정체는 지난 2005년 그룹 파란의 멤버 에이스로 활동했던 최성욱이었다. 그는 “2009년 파란 활동을 중단하고 뮤지컬 배우도 하고 군대도 다녀왔다. 7년 만에 방송국에 와서 낯설다. 음악의 꿈은 한시도 놓지 않았다. 음악만 해서 먹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끝으로 무대에 오른 복제가수는 배우 황보라가 맡은 ‘갑수’. 황보라의 무명가수는 박진영의 ‘스윙베이비’를 매력적인 보이스로 열창해 코피프린스를 꺾고 우승자의 영광을 안았다.

시청자들은 ‘갑수’의 정체에 기대와 궁금증을 표했다. 코피프린스의 정체는 아이돌에서 트로트가수로 전향한 장민호로 밝혀졌다.

이날 시청률은 평균 2.5%, 최고 4.3%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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