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 ‘불편한 슈퍼마켓’의 가치

독일 베를린의 한 슈퍼마켓에는 비닐봉지 같은 일회용 포장지가 없다. 2014년 문을 연 독일 최초의 ‘포장지 없는 슈퍼마켓’이다. 과일, 야채 등 식재료는 물론 샴푸, 요구르트까지 모든 제품들이 커다란 통에 담겨져 있고, 손님들은 개인 용기를 직접 가져와 필요한 만큼 물건을 담아간다.

포장제품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을까 의구심도 있었지만, 이후 이곳을 롤 모델로 삼아 전 세계적으로 포장지 없는 슈퍼마켓이 확산됐다.

사람들은 왜 불편한 슈퍼마켓을 이용하는 걸까. ‘라이프트렌드 2017’ 저자인 김용섭 칼럼니스트는 현대 소비시장의 키워드로 ‘적당한 불편’을 제시했다. 소비자들은 가치 있는 경험을 얻기 위해 어느 정도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나만의 소비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적당한 불편이 소비 트렌드가 된다는 것은, 가치 있는 소비생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들도 이러한 가치소비 트렌드에 발맞추어 친환경제품 생산에 앞장서고 있다고 한다. 최근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는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거해 신발을 만들고, 커피찌꺼기를 재사용해 청바지를, 군에서 사용한 텐트 등을 활용해 티셔츠를 만들며 소비자의 마음을 공략하고 있다.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의 “기업은 제품을 팔지만 소비자는 브랜드를 산다”는 말처럼, 소비자들은 제품 속에 담겨있는 의미에 주목한다. 그럼 가치 있는 소비를 대표하는 지속가능한 소비 또는 친환경 소비는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지속가능한 소비는 1992년 UN 환경개발회의에서 채택된, 미래 세대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능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하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한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소비는 자신의 권리뿐 아니라 타인의 권리를, 지역과 나라의 건강을 넘어 지구촌의 건강을, 현재 세대의 권리와 더불어 미래 세대의 권리까지, 그리고 인간 중심에서 말 못하는 동물과 식물도 배려하는 소비를 지향한다.

이렇게 가치 있는 친환경 소비를 과연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을까? 알고 보면 크게 어렵지 않다.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자가용 대신 BMW(버스, 지하철, 걷기) 이용하기 등 좀 불편하지만 쉽게 실천할 수 있다. 또한 물건을 살 때 환경부에서 인증한 환경마크 또는 저탄소 마크가 부착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현재 1만6000여개 제품에 인증될 만큼 많은 제품에 환경로고가 붙어있고, 최근에는 여러 모양의 로고가 사과모양으로 통합되어 쉽게 알아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런 제품을 구매할 때 그린카드로 결제하는 것을 잊지 말자. 최대 24%까지 현금 포인트가 쌓인다. 환경도 살리고 돈까지 버는 일석이조의 방법이다. ‘Think globally, and act locally’(생각은 세계적으로, 행동은 지역적으로)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 친환경 소비에 지구의 미래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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