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 공식 제안] 北, 南이 내민 손 잡을까

-남북 군사ㆍ적십자회담 전격 제안
-“北, 을지 훈련 중단ㆍ탈북민 송환 등 역제안 가능”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문재인 정부가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북한에 손을 내밀었지만, 그동안 한미합동군사훈련과 탈북민 문제에 관해 신경질적으로 반응해온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17일 북한에 남북 군사당국회담과 남북 적십자회담을 각각 오는 21일과 8월 1일 판문점에서 개최할 것을 전격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 이행을 위한 후속 조치이자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남북 대화를 위한 공식 제의다.

정부가 17일 오전 북한에게 남북군사당국회담 개최를 21일에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이와 더불어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 관계가 얼어붙으며 끊긴 서해지구 군 통신선 복원을 촉구 했다. 사진은 지난 2005년 8월 10일 도라전망대 남북통신연락소에서 군 관계자들이 북측과 시범통화를 실시하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북한이 제의를 받아들이면 남북 군사당국회담에서는 27일을 계기로 한 군사분계선(MDL)에서의 상호 적대 행위 중단을, 남북 적십자회담에서는 10월 4일 추석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 여부를 논의하게 된다.

이날 북측에 각각 회담을 제안한 국방부와 대한적십자사는 일제히 “북한의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군사ㆍ적십자회담 수용 여부가 향후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진행될 남북관계의 ‘리트머스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북한의 응답은 예단하기 어렵다. 북한은 지난 1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개인 필명 논평 형식을 통해 베를린 구상을 요목조목 비판하면서도 형식적 수위는 낮췄다. 또 구상의 발표 장소가 자신들이 흡수통일 사례로 보는 독일이었다는 점,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논한다는 점을 비판하면서도 “6ㆍ15 공동선언과 10ㆍ4 선언에 대한 존중, 이행을 다짐하는 등 선임자들과 다른 입장이 담겨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특히 적대 행위 중단의 경우 지난 6월 북한 민족화해협의회가 9가지 공개질문에 포함시키는 등 북한이 여러 차례 강조해온 내용인 만큼 이번 제의를 무작정 거부하진 않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회담을 받아들이되 선전 매체들을 통해 주장해온 대로 8월 한미 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중단, 탈북 여종업원 송환 등을 대화의 조건으로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우리 제안을 있는 그대로 받을 가능성은 낮고, 거부하거나 역으로 수정 제안할 가능성이 반반”이라며 “회담의 의제를 추가하거나 변경하려고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또 “군사회담은 먼저 제기하는 쪽에서 주도권을 쥐기 때문에, 북한이 명분을 쌓기 위해 만나는 회담 장소 변경이나 날짜 조정을 하자며 ‘협상 스킬’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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