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탐색] 종근당 향한 분노 확산되지만…불매운동 효과는 ‘미미’할 듯

-‘갑질논란’후 회장 5분사과에 여론 싸늘
-제약시장 83%가 의사처방 ‘전문의약품’
-치킨 피자 등과 달리 매출 영향 없을 듯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14일 운전기사에 대한 폭언 사실에 대해 공식 사과했지만 ‘진정성 없는 5분짜리 사과’라는 질타가 쏟아지면서 종근당 불매 운동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종근당의 매출 비중이 의사가 처방하는 전문의약품에 치중돼 있어, 시민들이 일반의약품을 불매한다해도 매출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14일 서울 충정로 본사 대강당에서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 회장은 지난 14일 울 충정로 종근당 본사에서 공식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상처를 받으신 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따끔한 질책과 비판 모두 겸허히 받아들이고 깊은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주부 하모(47ㆍ여) 씨는 “돈 몇푼으로 사람을 농락하는 사람은 똑같이 당해봐야 한다”며 “이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종근당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회사원 김모(29) 씨도 “약국에서 약 살 때 종근당 약은 빼달라고 해야겠다”며 “제약회사 갑질에는 불매운동이 명약”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종근당 제품을 사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언론 보도에 댓글을 달거나 SNS에 게시물을 올리는 방식으로 불매운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첫 폭로 기사에 한 네티즌이 남긴 “맹세코 다시는 절대 종근당 제품 안 산다! 불매”라는 댓글에는 1만 6000여개의 공감 표시가 달렸다.

이처럼 여론은 매섭게 ‘불매 운동’을 외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시장은 일반의약품보다 전문의약품 비중이 높아 불매운동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완제의약품 중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비중은 각각 83.6%(13조6433억원), 16.4%(2조6696억원)였다. 전체 매출을 좌우하는 전문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떨어지지 않는 이상, 불매운동이 종근당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일반의약품은 소비자들이 약국에서 처방전없이 구매할 수 있는 약이다. 반면 전문의약품(처방약)은 환자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처방전을 수령해야만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전문의약품은 종근당의 매출을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원외처방(전문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곳은 종근당이었다. 종근당의 원외 처방 조제액은 4813억원으로 이전 해인 2015년 3966억원보다 16.8% 상승했다.

서울시 마포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유모(37ㆍ여) 씨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의사가 처방전을 써줄 때 특정 제약사 약을 빼달라고 말하는 환자는 거의 없다”며 “불매운동을 해도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만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상위 제약사의 경우 60% 이상이 전문의약품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종근당도 전문의약품 비율이 훨씬 높은 것이 현실”이라며 “다만 국내 제약시장은 제네릭 의약품(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카피약) 비율이 높아 특정 제약사의 의약품을 대체할 치료제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구매의사결정권자가 소비자가 아닌 의사이기 때문에 의사들이 불매운동에 참여해 종근당 제품을 타 제품으로 대체하지 않는 이상 불매운동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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