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에 ‘10월 이산가족 상봉’ 위한 적십자회담 전격 제의

-文 대통령 ‘베를린 구상’ 후속 조치
-적십자사 “8월 1일 평화의집서 남북적십자회담 열자”
-성사되면 2년 만에 이산가족 상봉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대한적십자사가 17일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적십자회담을 북한에 정식으로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밝힌 ‘베를린 구상’의 구체적인 이행 조치 중 하나다.

김선향 적십자사 회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적십자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추석(10월 4일)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 등 인도적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적십자회담을 8월 1일 판문점 우리 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가질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10월 강원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진행된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행사의 마지막 만남인 작별 상봉에서 남측 딸 이정숙 씨가 북측의 아버지 리흥종 씨와 작별을 아쉬워하며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독일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에서 10월 4일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개최하고, 오는 27일 정전협정 64주년을 계기로 군사분계선(MDL)에서의 상호 적대 행위 중단을 희망한 바 있다.

적십자사의 이날 남북 회담 공개 제안은 주무 부처인 통일부와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논의를 거쳐 결정된 것이다. 통일부는 문 대통령이 지난 6일 ‘베를린 구상’을 밝힌 후 이행 조치를 강구해왔고, 청와대는 지난 13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 아래 후속 조치를 면밀히 점검했다.

김 직무대행은 “현재 우리 측에는 많은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가족 상봉을 고대하고 있으며, 북측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이분들이 살아계시는 동안에 가족을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은 어떤 정치적 고려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측 제안에 대한 조선적십자회 측의 입장을 판문점 남북 적십자 연락사무소를 통해 회신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북한이 회담 제안에 대해 판문점 연락사무소를 통해 응답할 경우 약 1년 5개월 만에 남북 공식 연락 채널이 복원된다. 북한은 지난해 2월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시킨 이후 일방적으로 판문점과 서해 군 통신선 등 모든 연락 채널을 차단해왔다.

남북이 합의해 올해 이산가족 상봉이 개최되면 2015년 10월 이후 2년 만에 열리는 셈이다. 남북적십자회담이 열리면 우리 측에서는 김건중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을 수석대표로 3명의 대표가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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