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남북대화 공식제안] ‘공’은 김정은 손으로…

北 수용땐 19개월만에 당국회담
北도 관심사안…성사 가능성 ↑
이산상봉 ‘탈북 여종업원’ 난제

문재인 정부가 남북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을 제안하면서 북한의 호응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선 북한이 군사회담에 나올 가능성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논의할 적십자회담에 응할 가능성보다는 높다는 분석이 많다. 북한이 우리의 회담 제안에 응한다면 2015년 12월 남북 차관급 회담 이후 1년 7개월여만의 남북 당국회담이 성사되는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한미합동군사훈련과 탈북민 문제에 관해 신경질적으로 반응해왔다. 하지만,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이후 국제사회로부터 강력한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시간을 벌고, 유엔의 강력한 추가 제재를 모면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의 대화카드를 일단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북측에 각각 회담을 제안한 국방부와 대한적십자사는 일제히 “북한의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군사ㆍ적십자회담 수용 여부는 향후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진행될 남북관계의 ‘리트머스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측이 내심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은 최근 북한의 미묘한 태도 변화가 읽히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1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개인 필명 논평 형식을 통해 베를린 구상을 요목조목 비판하면서도 형식적 수위는 낮췄다.

또 구상의 발표 장소가 자신들이 흡수통일 사례로 보는 독일이었다는 점,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논한다는 점을 비판하면서도 “6ㆍ15 공동선언과 10ㆍ4 선언에 대한 존중, 이행을 다짐하는 등 선임자들과 다른 입장이 담겨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특히 적대 행위 중단의 경우 지난 6월 북한 민족화해협의회가 9가지 공개질문에 포함시키는 등 북한이 여러 차례 강조해온 내용인 만큼 이번 제의를 무작정 거부하진 않을 거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회담을 받아들이되 선전 매체들을 통해 주장해온 대로 8월 한미 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중단, 탈북 여종업원 송환 등을 대화의 조건으로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우리 제안을 있는 그대로 받을 가능성은 낮고, 거부하거나 역으로 수정 제안할 가능성이 반반”이라며 “회담의 의제를 추가하거나 변경하려고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또 “군사회담은 먼저 제기하는 쪽에서 주도권을 쥐기 때문에, 북한이 명분을 쌓기 위해 만나는 회담 장소 변경이나 날짜 조정을 하자며 ‘협상 스킬’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할 적십자회담에 대해선 북한이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북한은 지난해 4월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일하다 탈북한 여종업원 12명과, 탈북한 뒤 남한에 정착했지만 북송을 요구하고 있는 김련희씨의 송환 없이는 이산가족 상봉은 없다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펴왔다.

북한은 15일 논평에서도 “북남사이의 인도주의적 협력사업들을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탈북 여종업원과 김련희씨 송환 문제를 거듭 제기했다.

정부는 탈북 여종업원들은 자유의사로 귀순했고 우리 국민인 김련희씨를 북으로돌려보낼 법적인 근거도 없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이 이를 계속 문제 삼으면 설득할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이 고민이다. 

유은수 기자/[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