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기후가 수상하다②]불안한 대기…우박 피해, 작년보다 10배 커졌다

-우박 내리며 농작물 피해에 나무도 고사
-‘대기 불안정’ 반복 탓에 우박도 덩달아 늘어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우박 때문에 농사를 망칠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상상도 못 했죠. 내년부터는 우박 대비를 따로 해야 하나 싶습니다”

경북 영주에서 밭농사를 짓는 김모(64) 씨는 올해 농사를 다 망쳤다며 망연자실해했다. 지난 4월부터 유독 우박이 자주 내린데다 내리는 우박도 커 농작물이 결실을 보기도 전에 손상을 입었다. 다행히 정부에서 보상안을 발표해 근심은 조금 덜었지만, 주위에서는 내년에도 같은 피해를 당할 수 없다며 우박 피해 방지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김 씨는 “20년 넘게 농사를 지었지만, 이렇게 우박이 심했던 적은 처음인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올해 우박 피해는 경북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기상청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6월 사이 우박 피해를 입은 곳은 전국 45개 시ㆍ군에 달한다. 농가 피해 면적을 보더라도 9033㏊(헥타르)에 달하고 피해를 입은 농가만 9540여곳을 넘어섰다.

올해 우박 피해는 평년보다 유독 심해 농가 피해에 정부의 복구지원액도 지난해에는 7억4000여만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전반기에만 132억여원에 달한다.

우박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뿐만 아니라 환경파괴도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월 우박이 심하게 내렸던 전남 화순 지역 삼림 170㏊는 최근 소나무가 집단 고사하며 산이 벌겋게 변했다. 전남도 산림자원연구소는 최근 삼림파괴 원인을 우박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우박에 나무에 상처를 내면서 수분 흡수를 막아버렸기 때문이다.

우박은 일반적으로 초여름과 가을에 자주 나타나는 이상기후 중 하나다. 하늘에 떠 있는 미세한 얼음조각이 상승기류를 만나면서 수증기를 흡수, 굵은 얼음 덩어리가 돼 지상에 떨어지는 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박은 무조건 기온이 낮다고 해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승기류가 얼마나 강해지느냐에 따라 우박의 크기와 피해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유독 우박 피해가 심한 이유도 대기가 불안정해져 상승기류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올해는 대기가 불안정한 날이 계속되면서 상승기류가 활발, 우박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피해액도 크게 늘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우박은 일사가 강해 지표면이 뜨거워진 상황에서 상층에 찬 공기가 유입돼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발생했다”며 “올해 유독 이런 현상이 강해 우박도 자주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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