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칼끝에 놓인 KAI…연말 17조 사업 불똥튀나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방산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올해 연말로 예정된 미국 공군의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의 사업자 선정에 ‘비상등’이 켜졌다. APT 사업 규모는 최소 17조원, 최대 38조원에 이르는 초대형 사업이다. 당초 4파전으로 진행돼왔으나 최근 KAI와 사브 ‘2파전’으로 압축된 상황이다.

방산비리는 당연히 척결돼야할 대상이지만 그 불똥이 자칫 대형 수주사업으로 튀지 않을까 KAI 내부에서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KAI는 올해 연말로 예정된 미국 공군의 APT 사업자 선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APT 사업은 미국 공군의 노후된 훈련기 350대를 교체하는 사업이다. 사업 규모는 한국 돈으로 약 17조원에 이른다. 추후 교체될 훈련기 650대까지 고려하면 모두 1000대에 사업 규모는 38조원을 헤아린다. 훈련기는 통상 운용 호환성 때문에 한 기종이 낙점되면 후속 훈련기 역시 같은 항공기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KAI는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국산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미 공군의 요구에 맞게 T-50A로 개량해 최종 제안서를 미 공군에 제출해 둔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달 초 방미 과정에서 KAI가 제작한 ‘T-50’ 훈련기를 미국측이 매입하길 희망한다는 의사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KAI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벌어지고 KAI 하성용 사장 등 회사 관계자 10여명이 출국금지되면서 APT 사업자 선정에 변수가 생겼다. 미국 정부의 경우 사업자 선정 기준에는 해당 기업의 ‘부패지수’도 주요 고려사항이어서 이번 검찰 수사는 APT 사업자 선정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사진=KAI가 개발한 T50]

APT 사업은 당초 록히드마틴-KAI 컨소시엄과 보잉-스웨덴 사브, 노스롭-영국 BAE, 레이시온-이탈리아 에어마키 컨소시엄 등 4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수주 규모가 워낙 커 경쟁이 치열했던 것이다. 올해 초 노스롭과 레이시온이 체계개발 일정을 맞추기 힘들다는 이유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2파전이 됐다.

KAI가 개발한 T-50(T-50A의 이전 버전)의 경우 운용 안정성과 가격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보잉-사브 컨소시엄이 내놓은 후보기 ‘N-381’은 성능 측면에선 다소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시제품 단계여서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고 개발 초기 단계로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적행위’라 표현할 만큼 방산 비리에 강한 척결 의지를 보이면서 KAI의 APT 사업 수주 여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단이 어렵게됐다. 이밖에도 KAI가 미래 사업으로 추진중인 MRO사업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고, 동남아시아와 이라크 등에 항공기를 수출하는 사업도 일정부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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