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KAI 협력업체 5곳 압수수색… 일감 몰아주기 수사

-A320 ‘날개구조물’ 일감 몰아주기 정황
-하성용 사장 개인 비리 연계 가능성도 파악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방위사업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협력업체들로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18일 KAI 협력업체 P사 등 5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하성용(66) KAI 사장이 협력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P사는 항공 기술전문업체가 아닌데도 원래 거래하던 업체의 물량 상당 부분을 도맡아 왔다. KAI는 2012년 에어버스(Airbus) 사의 A320 항공기 날개하부구조물(wing bottom panel)을 2025년까지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 배관 제작과 항공기 도장 전문업체인 P사는 협력업체로 선정된 뒤 이 구조물을 조립하는 일감을 받아 처리했다. KAI는 에어버스와 추가 계약을 통해 2030년까지 연간 760억 원 규모의 물량을 납품하기로 했다. 검찰은 압수물을 토대로 협력업체와의 거래 내역과 경위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은 또 하 대표 측근으로 알려진 조모(62) 씨가 대표로 있는 T사도 주목하고 있다. 하 사장이 취임한 직후 설립된 T사는 2014년 39억 원에 그쳤던 매출액이 2015년 50억 원, 2016년 92억 원으로 뛰었다. T사의 매출에서 KAI가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단 하 사장의 개인비리와 KAI의 개발비 유용 의혹 등에 한정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 정·관계 로비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 사장은 성동조선해양 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회사에 4000억 원의 추가손실을 입혔는데도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5월 KAI 사장에 취임했다. 사장 취임과 연임 과정에서 이전 정권 인사가 개입한 정황이 나온다면 수사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14일에는 KAI 경남 사천 본사와 서울시 중구 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KAI 방위사업비리 사건은 2015년 감사원이 관련자들을 횡령과 배임 혐의로 고발하면서 검찰로 넘어왔다. 다목적 헬기인 ‘수리온’ 개발 과정에서 원가를 부풀려 계상하는 방식으로 500억 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내용인데, 오랜 시간 사건에 진척이 없자 업계에서는 배경에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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