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합병은 정당…신장섭의 쓴소리 “반(反)재벌 정서 대신 냉철한 이성 필요”

- 내달 선고 앞두고 재판 여론전 구도 돌변에 비판
- 삼성 합병은 수익률과 국익 충족하는 합리적 판단
- 청와대 발견 문서는 1심 증거 채택 불가능할 듯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자꾸 문제 삼는데 이는 반(反)재벌 정서가 너무 강하기 때문이며 냉철한 이성적 판단이 필요하다.”

내달 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재판에 대한 결심 공판이 예정된 가운데 재판 구도가 묘해지고 있다. 특검이 대외적인 ‘메시지 효과’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결국 지난 17일 이 전 부회장에 대한 재판에 ‘반재벌 정서’와 ‘냉철한 이성’ 등의 지적이 쏟아지기에 이르렀다. 증거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재판 진행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이 전 부회장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국민연금공단이 합병에 찬성한 게 불합리했다는 특검의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특검의 전제부터가 틀렸다고 했다. 신 교수는 합병을 반대했던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알박기 펀드’라 칭했다. 그러면서 “엘리엇이 더 큰 이익을 누리고 싶었는데 작은 이익을 누리게 되니까 적극 개입하게 된 것이지 심지어 엘리엇까지도 이익을 보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연금공단이 불리한 걸 알면서도 삼성의 로비로 합병에 찬성해 공단에 큰 손해를 끼쳤다는 특검의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신 교수는 “합병에 반대표를 던진 외국인투자자들 마저도 실제 지분을 줄이지 않았다. 합병이 수익률에 나쁘다고 판단했으면 (이들이) 팔았어야 한다”며 “당시 수익률과 국익 두 가지 측면에서 엘리엇 손이 아니라 삼성 손을 들어 준 것은 국민연금공단의 합리적 판단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재판의 전제와 계기에 대한 평가를 이어갔다. 삼성이 경영권 승계 목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65ㆍ구속 기소)과 최순실 씨(61ㆍ구속 기소)에게 뇌물 로비를 벌였다는 특검의 판단에 대해 신 교수는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자꾸 문제 삼는데 이는 반(反)재벌 정서가 너무 강하기 때문이며 냉철한 이성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최순실 사태 이후 합병 건이 (반재벌) 정서에 의해 논의된 게 아닌가 싶다”고도 했다.

신 교수의 이날 증언에 대해 특검팀은 의견 진술을 통해 “친재벌 성향의 경제학자인 데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팀장과도 오랜 친분이 있는 증인의 증언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신 교수가 이날 지적한 반재벌정서와 냉철한 이성 등의 일련의 지적은 최근 진행중인 재판 분위기와 연관돼 있다는 해석이다.

특검은 당초 “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유죄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재판이 진행되면서 증인들의 계속되는 증언 번복으로 수세에 몰린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핵심 증거로 꼽히던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업무수첩이 직접 증거로 채택되지 않은 게 결정타가 되는 양상이다. 아울러 청와대가 민정수석실에서 발견한 ‘삼성 지원 의혹 문건’을 둘러싸고도 증거능력에 대한 회의론이 법조계 안팎에서 일고 있다. 이를 재판 증거로 활용하기 위해선 누가, 언제, 어떤 경위로 문건을 작성했는지 확인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이 부분에 대한 파악이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재계는 청와대가 이같은 문건이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는 것만으로도 여론재판식 상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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