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공범, 100% 역할극이라 생각했을 것” 증언

-공범 친구 증인 출석…“메시지 역할극이라 생각”

[헤럴드경제(인천)=김진원 기자ㆍ박로명 기자]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뒤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한 사건의 10대 공범에 대해 ‘사냥 나간다’ ‘살아있어’ 등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내용에 대해 역할극인 줄 알고 주고 받았을 수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인천지법 형사15부(허준서 부장판사) 심리로 17일 오후 열린 3차 공판에서 살인방조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재수생 A(18)양 변호인 측 증인으로 출석한 친구 B(20)씨는 “A양과 주범 C(17ㆍ구속)양의 범행 전 메시지는 실제 살인사건이 아닌 역할극인 줄 알고 주고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A양은 재판 내내 말을 아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가끔 고개를 들어 변호인들의 대화를 듣기도 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증인 B 씨는 온라인에서 캐릭터를 만들어 역할극을 하는 모임인 이른바 ‘캐릭터 커뮤니티’에서 A양과 회원으로 함께 활동했다.

2014년 6월 여름 께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A양과 알고 지냈다는 B씨는 사건 당일 A양이 C양에게 메신저 채팅을 통해 ‘살아있어?’ 등을 묻는 일에 대해 “(A양이) 역할극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면서 “약속을 하고 하는 거기 때문에 저건 100% 역할극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A양을 10차례 넘게 실제로 만났다”며 “배려를 많이 해줬던 친구이고 가정사로 힘들어 울면서 전화하면 다독여 주고 위로도 해줬다”고 증언했다.

이에 검찰은 “‘잡아왔어’라는 메시지를 갑자기 받으면 증인은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물었고, B씨는 “그게 뭐냐고 물을 것 같다”고 답했다. 검찰은 A양이 사전에 C양과 범행 계획을 공유했기 때문에 그런 메시지를 불쑥 보냈어도 대화가 가능했다며 살인방조 혐의를 주장했다.

증인은 또 “A양, C양 관계와 서로 키스하고 현실 계약연애했고 사랑 고백했던 내용은 몰랐던 것이냐”는 질문에는 몰랐다고 답했다

A양은 올해 3월 29일 오후 5시 44분께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C양으로부터 초등학교 2학년생 D(8)양의 훼손된 시신 일부가 담긴 종이봉투를 건네받아 유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C양은 같은 날 낮 12시 47분께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D양을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목 졸라 살해한 뒤 흉기로 잔인하게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C양은 범행 전 A양에게 ‘사냥 나간다’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D양을 집으로 유인해 살해한 뒤에는 ‘집에 왔다. 상황이 좋았다’고 다시 메시지를 남겼다. A양이 ‘살아있어? 손가락 예쁘니’라고 묻자 C양은 ‘예쁘다’고 답한 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되기도 했다.

A양의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0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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