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위반땐 10배 징벌적 배상”…후속입법 논란

- 20대국회 발의 관련법 중 60%가 ‘업주 압박’ 일변도
- 소상공인들“범법자 만들고 가정파탄 부추긴다” 비난

“최저임금을 못 주면 그 10배를 물게 하고, 벌금도 2000만원 넘게 부과한다고요? 지금도 목구멍에 풀칠하기가 빠듯한데, (최저임금이 인상되는) 내년에는 그냥 가게 문을 닫아야겠네요…. 우리 같은 영세 자영업자들은 범죄자 되고 가정파탄 하라는 이야기 아닙니까?” <서울 영등포구의 한 편의점주 A 씨>

‘최저임금 7530원’의 충격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후속 입법에 대한 공포가 소상공인들의 울분을 터트리고 있다. 최저임금 지급을 위반하는 업주에 대한 처벌강화를 골자로 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입법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국회에 따르면, 20대 국회 들어 발의된 ‘최저임금법 일부개정법률안’ 26건 중 약 60%(16건)가 ▷최저임금법 위반 업주에 대한 처벌강화, ▷최저임금 하한선 도입 등 제도강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 대표적인 예다. 이 의원은 법안에서 사업주가 최저임금을 미지급한 경우 해당 금액을 정부가 우선 지급하고 차액을 사업주에게 대위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10배의 금액을 배상하도록 했다. 처벌과 과태료 ‘동시집행’내용도 담겼다.

영세 소상공인의 현실과는 관계없이 최저임금 미지급 행위 전체를 ‘반사회적’으로 규정, 사실상 재벌 대기업처럼 처벌하겠다는 이야기다.

한정애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21명 역시 최저임금법 위반 사업주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주장했고,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최저임금 미지급 사업주의 즉시 처벌과 도급자 공동·동일처벌’ 법안을 발의했다.

최저임금법 위반 시 부과되는 벌금을 현행 ‘2000만원 이하’에서 ‘2000만원 이상 3000만원이하’로 높이자는 의견도 나왔다.(박찬우 자유한국당 의원)

최저임금 이슈에 대해서만큼은 여야가 ‘연대전선’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후속법안 통과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 셈이다.

문제는 소상공인의 최저임금 지급여력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7일까지 자영업자 5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릴 여력이 없다’는 응답이 27.2%에 달했다. 소상공인 10명 중 3명은 ‘잠재적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제도의 내용 자체를 강화하는 법안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전체 근로자 평균 통상임금의 50%에서 70%를 ‘최저임금 하한선’으로 정하자거나(이인영·김한정 민주당 의원), 최저임금을 감액 적용하는 수습기간을 없애거나 축소하자(각각 서형수 민주당, 이동섭 국민의당)는 법안이 그것이다.

이에 따라 이미 달리기 시작한 ‘최저임금 인상열차’의 속도를 경제상황에 맞춰 늦추거나, 미숙련 근로자를 교육·훈련할 기회가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외에 장애인 등의 최저임금 적용제외를 금지하는 법안(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취약계층의 고용축소를 야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장은 “제도를 잘 준수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국내 소상공인의 월평균 영업이익이 187만원(통계청 자영업 현황분석)에 불과한 가운데, 범법자가 양산될 수 있다”며 부작용이 우려되는 법 개정은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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