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메이드 인 아메리카’ 첫날 외국인노동자 대거 수용

‘H-2B’비자 1만5000개 추가 허용
상반기 발행건수보다 45% 증가
반이민 정책 지지자 “공약 실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단기 취업비자 발급을 추가 허용키로 하면서, 반(反) 이민 진영이 들썩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미국 내 제조업 활성화와 근로자 지원을 꾀하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주간 첫날로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비농업 분야 외국인 근로자에게 발급하는 ‘H-2B’ 비자 1만5000개를 추가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H-2B 비자는 수산업, 건설업, 관광업 등 비농업 부문 비숙련공을 대상으로 발급되는 단기 취업비자다. 미국은 6개월마다 최대 3만3000건의 H-2B 비자를 발급한다. 상반기 발급된 비자는 오는 9월 30일 만료된다. 이번 조치로 회계연도 하반기(2017년 10월~2018년 3월)에는 H-2B 발행 건수가 전반기보다 45% 증가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백악관서 열린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 주간 첫날 쇼케이스 행사에 참석해 미국산 야구방망이로 타격 시범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형 트럭과 트랙터에서부터 골프채에 이르기까지 50개 주에서 공수해 온 대표 제품들을 둘러보며 미국 기업과 근로자 기 살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 등은 “트럼프와 맏딸 이방카 브랜드의 많은 제품들이 중국과 방글라데시, 멕시코 등지에서 생산된다”며 ‘위선적’이라고 꼬집었다. [워싱턴=UPI연합뉴스]

기업들은 이번 주부터 H-2B 비자 신청이 가능하다. 이는 선착순으로 검토된다. 산업 유형이나 지리적 위치, 회사 규모에 관계 없이 허가될 전망이다. 다만 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 고용하지 않으면 영구적이고 ‘회복 불가능한 손해(irreparable harm)’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우선 입증해야 한다. 계약상 의무를 다할 수 없다거나 재정적 손실을 입증할 만한 서류를 구비해둘 필요가 있다고 WP는 관계자의 말을 빌려 전했다.

국토안보부는 오는 주말에 이번 조치에 대한 공식 공지를 연방정부 관보에 등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 트럼프 이민정책 지지자들은 충격에 빠졌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고숙련도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현행 전문직 취업비자(H-1B) 프로그램 개혁을 주문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 프로그램이 미국인 노동자의 몫을 빼앗는 저숙련ㆍ저임금 외국인 노동자들을 수입하는 데 남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이민 진영 대표 단체인 넘버스USA(NumbersUSA)의 로이 벡 대표는 워싱턴포스트(WP)에 “이건 미국 노동자를 우선으로 하겠다던 트럼프 캠페인 공약을 유지하는 데 정부와 의회가 실패했다는 걸 보여주는 또다른 예”라고 일갈했다. 이에 국토안보부는 H-2B 발급 확대가 궁극적으로 미국 기업의 번영에 도움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데이비드 라판 대변인은 “추가적인 H-2B 근로자 확보하지 못하면 치명적인 해를 입는 미국 기업에 대한 조치를 이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같은 조치가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트럼프그룹도 마라라고 리조트 직원을 포함해 단기 취업비자가 필요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고 WP 등 미국 언론은 지적했다.

이혜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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