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그들만의 특근, 그들만의 파업

지난 17일 현대ㆍ기아차 양재 본사는 평소와 달리 매우 썰렁했다. 점심시간 후 늘 북적이던 1층 카페와 2층 라운지에는 빈자리가 여럿 보였다.

이날은 본사에서 근무하는 사원, 대리급 직원들에게는 휴일이었다. 제헌절이 2005년 식목일과 함께 법정공휴일에서 제외됐지만 이곳은 여전히 휴일이다. 노사 단체협약 상 식목일과 제헌절은 조합원에게 지금도 휴일로 적용되고 있다. 다만 과장급 이상부터는 이 휴일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같은 구분이 나타나는 이유는 노조 가입 여부 때문이다. 본사에 근무하더라도 대리까지는 조합원 자격이 있다. 과장으로 승진하면 이 자격이 사라진다. 이 때문에 현대차 노조는 작년 과장 승진 거부권까지 주장하기도 했다.

노조원의 상당수가 생산공장에서 일한다. 단협 상 휴일인 식목일과 제헌절에 일을 하면 특근으로 인정된다. 유급휴일인 셈이다. 특근수당은 일반 평일수당의 1.5배 더 많다.

특근수당을 받는 이번 제헌절 생산공장은 정상 가동됐다. 작년 1월부터 현대차 노사는 잔업을 완전 폐지하고 1ㆍ2조 모두 8시간씩만 근무하는 주간 연속 2교대제에 들어가면서 식목일과 제헌절에도 근무하기로 했다. 과거 주ㆍ야간 10시간 10시간 형태에서 주간연속 2교대 8시간 9시간으로 줄더니 아예 잔업까지 없애 생산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그러면서 쌍용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근로자들이 평일수당을 받을 때 이들은 특근수당을 챙기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중지 결정으로 올해도 파업권을 확보했다. 파업에 들어가면 6년 연속이다. 회사는 3년 연속 판매목표 미달이란 위기에 처해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사드 여파로 판매가 반토막이 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노조는 기본급 15만3883원 인상, 정년 65세로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급기야 일부 공장의 골프동호회 240여명은 노조창립기념일인 오는 25일 경북 경주의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의 명분도, 요구의 정당성도 현대차의 현실과는 한참 동떨어져 보인다. 귀족노조, 노조 위의 노조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듯해 씁쓸한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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