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현대·기아차… ‘800만대 판매’ 수성 고삐 죈다

5일간 생존전략 짠 법인장회의
“해외판매 두자리 수 감소 만회”
소형·SUV 등으로 공격적 대응

3년 연속 판매목표 미달, 2년 연속 800만대 미만 등 영업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현대ㆍ기아차가 지난 5일간 상반기 해외법인장회의를 열고 해법 마련에 몰두했다.

상반기 판매실적 종합 결과 올초 세웠던 825만대 목표달성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800만대선을 지키는 방안이 주요하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회사 안팎에서 올해 700만대 초중반에 그칠 것이란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지난해 800만대를 밑돌았던 부진을 만회하는 쪽으로 전략이 모아졌다. 


18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각 사별로 해외 법인장 총 60여명이 양재 본사에 들어와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5일(주말 제외) 간 상반기 해외법인장회의에 참석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바뀐 방식대로 이번에도 현대차는 정의선 부회장이, 기아차는 이형근 부회장이 중심이 돼 각사별 법인장들이 토론 등을 거쳐 전략을 짰다. 작년 상반기까지 회의 전반을 주재했던 정몽구 회장은 회의에서 나온 내용들을 종합보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는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판매가 모두 전년 동기보다 10% 가까이 줄어 하반기에 이 같은 위기를 돌파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화두가 된 지역은 역시 중국과 미국이었다. 중국에서 현대ㆍ기아차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 영향에 지난 3월 이후 판매량이 60% 전후로 급감하며 최대 위기 지역이 됐다.

미국 역시 지난달에만 현대차가 20% 가까이 판매가 줄고 기아차도 10% 이상 감소하며 주요 시장에서 부진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앞서 현대ㆍ기아차가 올해 역대 최대 목표치로 825만대를 설정한 것은 중국과 미국에서의 양적 성장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올해 4공장이 본격 풀가동되고 9월 이후 5공장 생산도 추가돼 이에 따른 판매 증가가 점쳐졌다. 미국은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지난해 준공된 후 올해 풀가동에 들어가 북미 시장 성장이 예견됐다.

하지만 상반기 두 시장에서 판매실적이 정반대로 가면서 판매목표 달성은 커녕 800만대조차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판매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2015년부터 3년 연속 목표에 미달하게 된다.

올해 상반기 현대ㆍ기아차의 판매 합계는 351만8566대였다. 작년 상반기 385만2070대보다도 8.7% 감소했다.

현대ㆍ기아차는 2014년 800만5220대의 글로벌 판매실적을 올린 데 이어 2015년에 801만5745대를 기록해 2년 연속 800만대 판매 기록을 이어갔다. 그러다 지난해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동기대비 1.7% 줄어든 788만266대를 판매했다.

이에 현대ㆍ기아차 내부에서는 판매목표보다 2년 연속 800만대를 밑도는 것을 피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됐다. 문제는 중국 공장 출하량이 바닥을 쳤지만 플러스 성장까지는 길어질 수 있고, 노조가 파업권을 확보해 800만대 전망 역시 밝지 않다는 것이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현대ㆍ기아차의 최고 경영진에서 소형과 SUV 신차로 하반기 만회 전략을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중국에서 현대차는 소형 승용 신차를 준비 중이고 기아차도 소형 엔트리급 SUV인 K2 크로스를 중국에서 내세울 계획이다. 코나도 다음달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연말 미국에 진출해 글로벌 소형 SUV 시장을 공략하게 된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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