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원짜리 생수는 왜 2366원에 팔릴까

-수입산 생수 6.55배, 최대 22.5배 비싼값에
-수입업체가 정하는 납품 단가부터 높아
-맥주는 주세ㆍ교육세 등으로 6.5배 높아져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수입산 생수와 맥주가 수입 후 유통과정에서 가격 ‘뻥튀기’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맥주는 각종 세금이 붙는 탓에 소비자 가격이 크게 뛰었고, 생수의 경우 기형적인 유통 구조가 문제로 지적됐다.

1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수입 가공식품 5개 품목의 통관 후 수입가와 국내 평균 판매가가 최대 6.6배까지 차이났다. 통관 후 수입가는 보험ㆍ운송료 등을 포함한 통관 전 가격에 관세와 환율을 반영한 금액이다.

수입산 생수와 맥주의 판매가가 수입 후 유통과정에서 껑충 뛰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산 생수 코너의 모습.

이중 수입산 생수의 가격이 가장 심하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생수, 탄산수를 포함한 생수 품목군은 통관 후 수입가가 100㎖당 86원이었는데 시중 판매가는 563원으로 6.55배 뛰었다. 흔히 마시는 500㎖짜리로 환산하면 430원에 수입된 생수 한병이 2815원에 판매되는 것이다. 특히 호주산 생수A 제품은 통관 직후 30원에 불과하던 100㎖ 당 가격이 국내 소매시장에선 676원으로 무려 22.5배 비싸게 팔렸다. 생수A 제품이 대개 350㎖인 것을 감안하면, 105원 짜리가 2366원에 팔리는 셈이다.

수입산 생수의 ‘뻥튀기’는 수입업체가 대형마트ㆍ백화점과 같은 유통채널에 납품하면서 발생했다. 수입산 생수 시장 경쟁이 활발해지면서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선 많은 마진을 남기기 위해 판매가격을 임의로 올릴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수입산 생수나 맥주를 직수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입업체로부터 매입할 때부터 이미 높은 가격이 형성돼 있다면 (해당 판매가로) 그렇게 매입해 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 호주산 생수A 제품을 포함한 대부분의 수입산 생수 제품은 대형마트 3사 모두 비슷한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생수 수입업체는 국내 유통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에 대한 비용이 반영된 가격이라고 주장한다. 호주산 생수A를 수입하는 모업체의 경우, 개인 사업자로서 판매채널이 확보된 유통대기업과 달리 판로 확보, 홍보비, 영업비 등의 비용이 대규모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형마트에서 500㎖에 1500원 대에 판매되는 독일산 생수B를 수입하는 업체 관계자 역시 “품질이 좋아 수입을 시작했지만 국내 시장에서 판로를 확보하는 데 쉽지 않아 사업을 접을까 생각도 했었다”며 “일부 수입생수의 경우 사업권이 이미 유통대기업으로 넘어가 경쟁력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업체들은 여전히 높은 비용을 써 이를 판매가에 적용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수입산 맥주의 판매가 역시 유통과정에서 상당히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수입 맥주 가격은 통관 후 100㎖당 103원에서 667원으로 6.48배 높아졌다. 특히 네덜란드산 맥주가 100㎖당 72원에 수입됐다가 764원에 팔리는 등 10.6배 가량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원인은 세금이었다. 맥주의 경우 주류로서 세금이 많이 붙는다. 맥주의 경우 국산ㆍ수입산 여부와 상관없이 원가의 72% 가량이 주세로 붙고, 원가와 주세를 합친 금액의 30% 가량이 다시 교육세로 붙어 최종 판매가가 결정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맥주를 비롯한 주류의 경우 세금이 워낙 많이 붙기 때문에 수입원가와 판매가를 비교하는 건 크게 의미가 없다”며 “채널간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크게 마진을 남길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