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어치마에 중절모 쓸까?’…美톰프슨, LPGA 복장규제 조롱

-“완벽한 복고를 원하는가?…옷 준비돼 있다”
- SNS에 20세기 초반 여성 골프복 사진 올려
- 김인경, 톰프슨 등과 마라톤클래식 공동2위

[헤럴드경제]미국 여자골프의 ‘에이스’ 렉시 톰프슨(22)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의 강화된 복장규제를 은은하게 비판했다.

톰프슨은 21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옛날 골프복’을 입은 흑백사진을 올렸다. 1900년대 초반 여성이 골프를 칠 때 입던 스타일의 옷이다.

긴 플레어 치마에 정장 재킷, 스카프에 중절모 모양의 밀짚모자를 쓴 모습이다. 톰프슨은 “LPGA의 새로운 드레스코드에 순응하는 옷이 준비돼 있다”고 적었다.

이 사진은 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 1라운드가 열린 날 게시됐다. LPGA가 새로운 복장규제를 적용한 첫날이다. LPGA는 이 대회부터 ‘가슴이 깊이 파인 상의, 짧은 치마, 치마나 반바지로 감싸지 않은 레깅스’ 등을 금지한다고 선수들에게 통보했다.

‘선수들이 입는 옷도 프로 선수 이미지에 맞아야 한다’는 것이 드레스코드를 엄격하게 하는 이유라고 LPGA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 조처는 선수들의 개성 표현은 물론 여성 권익을 저해한다는 비판의 대상이 됐다.

톰프슨은 지난해 골프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종목에 복귀한 것을 기념해 이번에 공개한 ‘복고’ 사진을 찍었다. 당시 톰프슨은 “옛날에는 어떻게 이런 옷을 입고 골프를 쳤는지 모르겠다. 날씨가 더웠다면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상의와 하의를 최소 두 겹씩 입었다. 또 그 위에는 등이 꽉 키는 재킷을 입었다”고 소감을 말한 바 있다.

톰프슨은 이 게시물에 ‘농담(kidding, funny, joke)’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미국의 골프 전문매체 골프채널은 “모든 농담에는 뼈가 있다”며 톰프슨의 날카로운 비판의식을 칭찬했다.

한편 22일 열린 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총상금 160만달러)에서 김인경(29)이 둘째 날 공동 2위에 오르며 시즌 2승에 다가섰다. 김인경은 이날 미국 오하이오주(州)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ㆍ6476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7타를 쳤다. 중간합계 10언더파 132타를 기록한 김인경은 ‘복고 의상 SNS’로 화제가 된 톰프슨, 넬리 코르다(미국), 젠베이윈(대만)과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했다.

렉시 톰프슨(22ㆍ미국)이 22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州)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ㆍ647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총상금 160만달러) 2라운드 9번홀에서 버디 퍼팅을 놓친 뒤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는 이날 6타를 줄여 중간합계 10언더파 132타로 김인경(29) 등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AP연합뉴스]

김인경은 지난 6월 숍라이트클래식에서 시즌 첫 우승을 거뒀으나 이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등 메이저대회에서 연속으로 컷 탈락해 쓴잔을 마셨다. 지난주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성현(24)과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최운정(27)은 공동 7위레 올랐다.

단독 선두 저리나 필러(미국)는 공동 2위 선수들을 1타 차로 따돌렸다. 이날 3타를 줄인 필러는 중간합계 11언더파 131타로 이틀 연속 단독 선두를 달렸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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