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테러리스트 쫓는 인터넷 ‘사냥꾼들’

-하루 4~15시간 온라인서 IS 선전활동 추적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인터넷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쫓는 인터넷 ‘사냥꾼들(hunters)’을 영국 일간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조명했다.

인터넷 ‘사냥꾼들’ 활동은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됐다. 해커집단인 어나니머스는 2015년 파리테러 당시 대표 트위터계정(@GroupAnon)을 통해 ‘IS작전(#OpISIS)’을 선포하며 본격적인 ‘전쟁’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고스트 시큐리티 그룹(Ghost Security Group)’, ‘헬파이어 클럽(Hellfire Club)’ 등 해킹그룹도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IS 지지자들을 소셜미디어에 노출시키고 그들의 웹사이트를 해킹하거나 다운시키는 방식으로 활동해 왔다. 

헬파이어 클럽에 속한 콜로넬 커츠 씨는 소셜 게임에 쓰던 시간을 테러리스트 ‘사냥’에 쓴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미국, 유럽, 중동 등에서 12명의 회원이 헬파이어 클럽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 여건에 따라 하루 4~15시간 가량 온라인에서 IS 추적 활동을 벌인다. 그는 “테러리스트들의 선전을 보고 그것을 멋지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들은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와 텔레그램, 왓츠앱 등 개인 메시징 앱에서 IS의 모집 공고와 선전을 추적해 소셜미디어 회사에 알린다. 커츠는 그와 동료들의 기술이 이들 회사가 사용하는 알고리즘이나 저비용 콘텐츠에 비해 훨씬 숙련돼 있다고 말한다. 다양한 플랫폼 전반에 걸쳐 테러리스트의 활동을 추적하기 때문에, 동일인이 이름을 바꿔 재등장하는 것을 가려낼 수 있다. IS 추종자들에게 개인 메시징 앱을 통해 경고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정보기관도 이들에게 IS 거점인 시리아 락까에 거주하는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신분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커츠는 단 5분 만에 텔레그램에서 접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파리테러 당시에는 브라질인 IS 추종자에 대해 미 연방수사국(FBI)에 신고 전화를 했고, 그가 몇 달 뒤 체포된 10명의 IS 추종자 가운데 1명으로 확인됐다. 커츠 씨는 “내 정보로 체포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기여했다는 생각에 기쁘다”고 말했다.

헬파이어 클럽 멤버이자 보안 연구원인 에릭 페인버그는 IS가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용하는 통신 수단과 행동 패턴을 가려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회사들이 이 같은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분노했다. 그간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이슬람 극단주의자 콘텐츠를 충분히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각에선 해킹 단체의 독자 활동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당국과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테러리즘 분석가 마이클 스미스는 고스트 시큐리티 그룹을 비롯해 신뢰할 만한 해킹 단체가 정부 관료와 협조할 수 있는 연락망을 개설했다. 그는 “일각에선 해커들의 활동에 익명성을 주장하지만, 법적 강제력 없이 의미있는 일을 할 수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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