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이어 경방까지 구조조정방직산업 ‘엑소더스’ 현실로

최저임금 인상에 전기료 직격탄
연쇄 공장폐쇄·해외 이전 대응

최저임금발 방직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 산업용 전기료 또한 내년부터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 관련 기업들이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5일 방직업계에 따르면, 전방과 경방 등 방직업계가 연쇄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전방은 지난 3년간 연속된 누적적자에 내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부담으로 전국 6개 사업장 중 3곳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인력의 절반인 600여명을 감원한다는 방침이다. 전방은 광주 임동과 평동, 전남 영암, 전북 익산, 충남 천안, 경기 시흥에 6개 공장을 두고 있다. 평동 120여명, 임동 100여명, 영암 170여명 등 전국에서 비정규직 포함 1200여명을 고용 중이다. 


정규직 590명에 대해 내년도 최저임금이 16.4% 인상될 경우 26억여원의 추가지출이 필요한 것으로 산출됐다. 전방은 2014년 113억원, 2015년 105억원, 2016년 124억원 등 영업손실을 연속 내고 있다.

국내 1호 상장기업인 경방도 주력 공장 베트남 이전을 확정했다. 이 회사 역시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들었다. 경방 김준 회장은 “최대 10%로 예상했던 최저임금 인상폭이 16%이상 되면서 더 버티기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광주공장 일부 시설의 베트남 이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방은 현재 광주 장덕동, 경기 용인, 경기 안산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최신식 설비를 갖춘 광주 공장의 면사를 생산하는 5만5000추(생산단위) 중 절반에 가까운 2만5000추를 베트남으로 이전하게 된다.

베트남의 인건비는 우리나라의 10분의 1 수준으로, 이전비용을 뽑고도 남는다는 게 경방측 분석이다. 광주 공장 이전에 따른 150여명의 처리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맏형격인 두 회사가 흔들리자 면방업계에선 국내 엑소더스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섬유산업 중 방직업종은 화학섬유에 비해 수작업이 많아 인건비 비중이 특히 높다.

염색·제직·니트 등 섬유산업 하청업종의 위기감은 더욱 심각하다. 섬유의 뿌리산업이라 할 이런 업종의 경우 인건비 비중이 더욱 높아 비용충격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내년부터 본격화될 산업용 전기료 인상도 관련 산업 사양화에 기름을 부을 것이란 예상이다. 정부가 내년 전기료 인상이 없을 것이라 공언했지만 산업계에서는 아무도 믿지 않는 분위기다. 

조문술 기자/freih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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