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경 나비스코 메이저恨 5년만에 풀었다…브리티시오픈 우승

시상식서 함성 질러, “숏퍼트 집중”

시즌 3승, 다승 선두…통산 7승째

10개월 만에 4회 우승…韓 12승째

“기대 않고 즐겼더니 보너스 받았다”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야(Yahh)~!!!!!!!”

김인경(29)이 마침내 세계여자프로골프 메이저 대회 패권을 거머쥐었다. 통산 7승만이다.

그것도 골프의 본고장 스코틀랜드에서,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과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가 공동주최해 5대양 6대주의 골프 강자들이 총집결한 브리티시 오픈대회에서, 대망의 우승컵에 입맞춤한 것이다.

김인경은 우승 시상식에서 그간 쌓인 체증을 풀어내는 함성을 질렀다.

2012년 4월 메이저대회 나비스코 챔피언십(ANA 인스퍼레이션의 전신) 준우승 이후 5년4개월만이다. 당시 다 잡았던 우승을 막판 50㎝ 파 퍼트 실패로 놓쳐, 그후 오래도록 메이저 우승 인연을 맺지 못했던 한을 말끔히 푼 것이다.

김인경은 7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킹스반스 골프 링크스(파72ㆍ6697야드)에서 열린 브리티시 여자오픈 골프대회(총상금 325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1개로 최종합계 18언더파를 기록, 코스레코드 타이기록(-8)으로 맹추격한 영국의 조디 샤도프를 두 타 차로 따돌리고 리더보드 최상단을 차지했다.

김인경은 이번 우승으로 올시즌 첫 3승, 다승자에 올랐다. 통산 7승이고, 최근 10개월 사이에 4승이나 했다. 올시즌 한국선수 12승째이기도 했다.

▶브리티시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는 김인경 [로이터 연합]

김인경은 “이번 대회 우승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고, 그래서 경기를 즐길 수 있었으며, 그랬기 때문에 이런 좋은 결과가 생긴 것 같다”면서 “보너스를 받은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3라운드를 마친뒤 “즐기겠다”는 약속을 이행했고, 우승으로 화답했다.

굳이 기술적 비결을 얘기하라면 “쇼트 퍼트에 훈련을 집중한 결과”라고 전했다.

‘나비스코 쇼트 퍼트 참사’ 이후 명상 등 멘탈 훈련을 지속해왔던 김인경은 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도 우승과 인연이 없다가, 지난해 10월 레인우드 대회에서 6년만에 시즌 3승째를 올리며 ‘마음의 짐으로부터 완전해방’을 선언했다.

레인우드를 포함해 그후 10개월만에 4승을 낚아올렸고, 이번에 처음으로 초대형 월척을 잡은 것이다.

김인경은 이날 1번홀(파3·165야드)에서 첫 버디를 잡으면서 ‘메이저 퀸’을 향해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린 앞쪽에 떨어진 공이 10여m를 굴러 홀 5㎝ 옆에서 멈춰 가볍게 버디를 챙겼다.

경쟁자들의 버디를 많이 한 2번홀(파5)에서의 파는 아쉬웠고, 4번홀 중거리 퍼팅이 홀컵에 들어갔다 나온 것은 아까웠다.

▶브리티시 오픈 3라운드에서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짓는 김인경 [로이터 연합]

김인경은 8번홀 버디를 9번홀 보기로 맞바꾼뒤 후반 아홉홀을 자신과의 싸움으로 이어갔다.

13번홀, 16번홀 중거리 버디퍼트가 살짝 빗나가고 샤도프의 맹추격 소식이 들리면서 감정적 동요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바로 이어진, 그 어렵다는 17번홀(파4)에서 멋진 세컨드 우드샷을 홀컵 4m 근처에 보냈다. 우승을 가로막는 모든 장애물을 걷어내는 베스트 샷이었다.

톱10엔 한국선수 3명이 들어갔다. 신지은은 이날 5타를 줄이며 합계 12언더파로 단독6위, 김효주는 네타를 줄이며 합계 11언더파로 중국의 펑샨샨, 스웨덴의 안나 노르드크비스트, 미국의 스테이시 루이스와 함께 공동 7위에 올랐다.

공동 3위는 합계 13언더파의 재미교포 미셸위와 독일의 캐럴라인 마손이 차지했다.

김인경과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친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간은 미국의 렉시톰슨, 앤젤인과 함께 10언더파 공동11위에 올랐다. 박성현, 김세영은 합계 8언더파 공동 17위로 마쳤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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