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북한핵, 인정할건 인정하고 현실적 ‘플랜B’마련해야

미국과 북한의 대립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전략군이 ‘화성-12’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4발로 미군 기지가 있는 괌을 이달 중순 포위사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10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북한이 미국을 더 위협한다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초강경 발언에 대한 정면 반발이다.

괌은 미국 자치령으로 전략자산의 집결지다. 북한 지휘부 시설 등을 반경 2,3m 이내로 초정밀 타격한다는 ‘죽음의 백조’ B-1B 전략폭격기의 출격 기지가 괌이다. 포위사격이라 할지라도 괌에 대한 공격은 미국에 대한 사실상의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북한의 괌 포위사격 검토 내용도 매우 구체적이다. 김락겸 북한 전략군 사령관은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우리가 발사하는 ‘화성-12’는 일본 시네마현, 히로시마현, 고치현 상공을 통과해 3356.7㎞를 1065초간 비행한 후 괌도 주변 30~40㎞ 해상 수역에 탄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행경로와 탄착 위치까지 이미 계산을 마친 듯하다. 더욱이 그는 “이 방안을 총사령관(김정은) 동지에게 보고하고, 발사대기 명령을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주고 받던 ‘불바다’식의 막연한 위협성 발언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당장이라도 목표한 지점에 미사일을 쏘아올릴 듯한 태세다. 그만큼 한반도 안보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이 전에 없이 발끈하고, 북한이 선전포고에 가까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북한 핵과 미사일이 실질적인 완성단계에 온 데 따른 것이다. 실제 미 국방정보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핵을 실은 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을 북한이 갖췄다는 것이다. 국방정보국 분석이 맞다면 북한을 실질적인 핵 보유국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 전략도 방향이 달라져야 한다. 한국과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그동안 시행해 온 제재와 압박의 채찍 전략이 더는 유효하지 않게 됐다. 이른바 플랜 B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과의 조율을 거쳐 우리도 최소한 맞대응할 수 있을 정도의 핵 무장론이 제기되는 것은 이런 배경이다. 아울러 어떻게든 북한을 대화의 광장으로 끌어들이는 복합적 전략도 요구된다. 한반도 주변 전략 균형이 요동을 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오직 국익과 안보만을 생각하는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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