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더위 먹었니 ②] “‘퇴근후 한잔 콜?’…소리도 후덜덜”

-상반기 맥주가격 전년比 6.1% 상승
-전체주류 4.4%↑ 4년만에 최고치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 직장인 김태현(32) 씨는 최근 득남을 하고 3인 가구의 외벌이 가장이 됐다. 1인 가구였을 때와 수입은 같은데 고정비 지출은 2.5배 이상 늘었다. 김 씨는 “요즘은 퇴근길 술한잔 하자는 소리도 겁난다”며 “식당에서 마시는 술값이 아까워 웬만하면 홈술을 즐기고 있다”고 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 중 맥주 물가는 지난달 107.23으로 지난해 5월 100.6에 비해 6.6%나 껑충 뛰어올랐다.

통계청 발표에서도 올해 상반기 맥주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1% 상승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으로 1998년(7.8%)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사진=치맥관련 이미지]

올해 상반기 맥주 가격은 지난해 11~12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각각 6.0%, 6.3% 가격을 인상한 영향으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올해 1월 4.4%였던 맥주 가격 상승률은 2월 6.0%로, 6%대로 올라선 뒤 3월 6.6%, 4월 6.3%, 5월 6.6%, 6월 6.9%를 기록하고 있다. 맥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올해 상반기 전체 주류 가격도 4.4% 올라 2013년(5.5%)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담없이 한 잔 기울이던 소주도 부담스러워졌다.

올초 소주병과 맥주병의 ‘빈병 보증금’이 일제히 인상된 것을 핑계 삼아 식당들이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식당에선 4000원에 팔던 소주를 5000원 받는 곳도 적지 않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가 서울지역 내 음식점 1000곳을 대상으로 ‘주류 판매가격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8.7%가 인상됐다. 조사 결과 음식점의 평균 주류 판매가격이 1월 이후에 소주는 3701원에서 3770원으로 69원이 인상됐고, 맥주(500ml)는 3987원에서 4024원으로 37원이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1병에 5000원이라해서 깜짝 놀랐다”며 “식당은 인상된 보증금만큼 업주가 전액 환불받을 수 있는데도 소주값을 올리는건 너무하다”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한편 정부는 시민단체를 통해 감시에 나선다고 발표했지만 사실상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한 상태다. 정부 한 관계자는 “시민단체와 함께 계도하는 것 외에 현재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며 “행정적으로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딱히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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