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연령 심금 울린 ‘택시운전사’ 역대급 흥행

20일 1000만 관객 돌파, 추모비 헌화 행렬

금남로, 전남도청터에도 방문객 급증세

올해 첫 천만, 송강호 주연 1000만 ‘3관왕’

역대 2위 흥행 속도,유해진 조연 천만 3회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가 올해 개봉작 중 처음으로 관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관람객 연령대 별 비율은 ‘2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골고루 두자릿수이다. 모든 국민의 심금을 울린 영화임을 보여준다.

20일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이 영화의 누적관객 수는 이날 오전 8시 현재 1006만 870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부산행’(1156만 5479명)을 포함해 한국영화로는 역대 15번째, 외국영화까지 포함하면 19번째다.

지난 2일 개봉한 ‘택시운전사’는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인 450만 관객 수를 넘어서며 개봉 7일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한데 이어, 600만, 700만 돌파도 올해 개봉된 영화중 최단기간에 이뤄졌다.

개봉 19일째 천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작년의 ‘부산행’과 같은 속도로, 개봉 12일째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역대 최고 흥행작 ‘명량’(2014)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속도다.

또 ‘스파이더맨: 홈 커밍’(연속 15일)이 기록한 올해 최장 기간 박스오피스 1위 기록을 뛰어넘고 18일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영화를 계기로 광주 북구 망월동 옛 5·18묘역 들머리에 세워진 위르겐 힌츠페터 추모비, 금남로, 전남도청터 등에는 추모객, 방문객들의 발길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일 추모비옆에는 ‘그날의 진실에 관심 가져주셔서, 세계에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고 적히 편지가 놓여있었다.

주연 송강호는 ‘괴물’(2006)과 ‘변호인’(2013)에 이어 ‘택시운전사’까지 1000만 영화로 이끌며 ‘트리플 천만’ 기록을 세우게 됐다. 주연작만으로 ‘트리플 천만’ 기록을 세운 것은 송강호가 처음이다. 

▶영화 ‘택시 운전사’ 역대급 흥행을 계기로 광주광역시 망월동 묘역의 힌츠페터 추모비에는 우리 국민의 방문과 헌화가 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작품은 조연 유해진에게도 ‘베테랑’(2015)과 ‘왕의 남자’(2005)에 이어 세번째 1000만 영화다.

이 영화는 피해자 시선이 아닌 타자의 눈에 비친 광주, 그래서 신파조가 아니라 비교적 담담하게 현대사의 아픔을 마주할 수 있었던 게 신선한 접근법이자 긴 여운까지 남길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GV 리서치센터가 조사한 ‘택시운전사’ 관람객 연령대별 분포(2~15일)를 보면, 10대 이하 3.6%, 20대 31.4%, 30대 24.8%, 40대 28.2%, 50대 이상 12.0%였다. 모든 국민에게 부담이 없었다는 얘기이다.

‘택시운전사’의 장훈 감독은 “생전 힌츠페터에게 위험한 현장을 어떻게 취재하려고 했냐고 묻자 ‘기자니까 가야죠’라는 단순한 답이 돌아왔다. 만섭도 택시비를 받으려고 광주에 갔다”면서 “이 두 이방인의 시선으로 광주와 그 곳의 감정을 보여주고자 했고, 의도적인 해석은 가급적 삼갔다”고 밝혔다.

‘택시운전사’는 광주참상을 알고 있는 구세대뿐만 아니라 이를 잘 모르는 젊은 관객들도 많다. 심지어 1980년에 중학교 2학년이었던 송강호도 “라디오 뉴스에서 폭도들이 진압됐다고 하는 걸 들었다. 보도가 왜곡되고 통제되던 시대였다”라고 했다. 젊은이들에게 잘 모르는 우리 역사를 알 수 있게 하는 새로운 계기가 됐다는 점도 이 영화의 미덕이다. “가족들과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도 영화를 보고 그 시간들을 궁금해 하더라구요” “내가 태어나기 전의 일이지만 주인공의 시선을 자연스레 따라가게 됐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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