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녀’ 풍숙정 김치맛으로도 한 방 먹였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JTBC ‘품위있는 그녀’는 두가지 궁금증을 유발시키며 극을 진행시켜나갔다. 하나는 박복자(김선아) 살인자가 누구냐는 것이고, 또 하나는 강남 부자들이 먹으려고 난리가 난 풍숙정 총각 김치 맛의 비결로 꼽히는 첨가제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박복자 살인은 안태동 회장(김용건)의 큰 손자인 안운규였고, 감옥에 간 이는 운규의 아버지인 안재구였다.

풍숙정 총각 김치는 일반 김치보다 훨씬 더 비싸지만 상류층 사람들이 주문해놓고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도대체 그안에 뭘 넣었기에 그리 맛있는지에 대한 호기심을 잔뜩 부불리며 계속 비밀로 남겨놨다. 


박복자는 냄새나는 갈치 대가리를 선물로 보낸 풍숙정 주인의 얼굴에 이 총각김치로 싸대기를 날리기도 했다.

19일 마지막회에 밝혀진 풍숙정 김치맛의 비밀은 충격적이게도 조미료였다. 뭐 대단한 게 들어가 있을 줄 알았지만 그 흔한 조미료라는 사실 자체가 반전이었다.

마지막회에 청부 폭력에 나섰던 조선족 불량배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다 국밥과 형사가 준 그 김치를 먹으면서 맛있냐고 묻자 인상을 찡그리며 “조미료 범벅이 뭐가 맛있습네까”라고 말했다.

이는 부자들의 위선과 허세, 그리고 그 속물성을 여지없이 뭉개버리는 통쾌한 사이다성 대사였다. 미각 하나도 상류층보다 불량배가 훨씬 더 나았다. 풍숙정 주인은 그렇게 번 돈으로 빌딩을 매입했다.

상류층들이 폼 잡고 겉으로는 그럴듯한 것 같지만 알고보면 별거 없고, 부러워 할 것 없다는 사실을 총각김치를 통해서도 잘 보여준었다.

‘품위있는 그녀’는 불륜과 위선, 기만으로 점철된 상류층을 신랄하게 풍자했다. 욕망과 행복에 관해 질문을 하며 품격을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였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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