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은, MBC 아나운서 잔혹사 폭로…“신동호 국장이 출연 다 막았다”

[헤럴드경제=이슈섹션]손정은 MBC 아나운서가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 등으로부터 지난 5년간 받은 부적절한 인사 차별을 폭로했다.

손 아나운서는 22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열린 MBC 아나운서 방송출연ㆍ업무거부 기자회견에서 “‘손정은 아나운서입니다’라고 제 자신을 소개하는 게 어색합니다”라고 운을 떼며 그간 방송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2012년 파업 이후 여러 방송에서 배제됐고, 휴직 후 돌아온 2015년 이후에는 라디오 뉴스만 진행했다”라며 “그런데 그나마 하고 있던 저녁종합뉴스마저 내려오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채 하차했는데, 직후 들려온 소문으로는 임원회의에서 고위급 간부가 ‘손정은이 자신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고 경위를 밝혔다.


그는 “하지만 당시 난 그 고위직 임원과 마주친 적이 없었다”며 “이후 내 잔혹사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폭로를 이어갔다.

손 아나운서는 “드라마 ‘몬스터’와 ‘경찰청사람들’ 등 각종 프로그램에서 섭외요청을 받았지만 신 국장은 ‘손정은 말고 다른 사람은 없냐’고 이야기하며 내 출연을 막았다. 아나운서국에서는 절대 안된다며 출연을 무산시켰다”고 털어놨다.

이어 “가을 개편 때 라디오국에서 날 DJ로 추천했을 때도 위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내 이름은 제외됐는데, 라디오국에서는 아나운서국에서 날 막았다고 했다. 아나운서국에서 내가 들은 답변은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다’는 것이었다”라며 “휴가 간 DJ를 대신해 라디오 프로그램 대타가 들어왔을 때도 신 국장은 ‘왜 그것을 손정은이 해야 하느냐. 다른 사람 시켜라’라며 화를 냈다고 하더라. 각종 다큐멘터리 내레이션까지 막으면서 난 TV에서 목소리조차 나올 수 없는 아나운서가 됐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 사회공헌실로 인사 발령을 받은 손 아나운서는 발령 당일 아침까지도 전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짐을 싸서 다른 부서로 이동할 때까지 신 국장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손 아나운서는 “이런 일은 지난 5년간 많은 아나운서들이 겪었던 잔혹한 사실”이라면서 “이것은 비단 아나운서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수많은 MBC 노조원들이 이런 부당하고 황당한 일을 겪었다”며 신 국장 사퇴와 MBC 정상화를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MBC 아나운서(변창립 강재형 황선숙 최율미 김범도 김상호 이주연 신동진 박경추 차미연 한준호 류수민 허일후 손정은 김나진 서인 구은영 이성배 이진 강다솜 김대호 김초롱 이재은 박창현 차예린 임현주 박연경)들은 지난 18일 오전 8시부터 방송출연거부와 업무거부에 돌입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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