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새 ‘주포’ 황희찬이 눈물 쏟은 사연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신태용 감독 체제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새 ‘주포’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황희찬(잘츠부르크)이 경기 후 눈물을 쏟았다. 우즈벡전에서 비기고 이란:시리아전 역시 비겨 한국의 월드컵 본선행이 극적으로 결정됐지만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서 부담이 컸던 것일까.

21살에 불과한 황희찬은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전과 6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모두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했다. 김신욱, 이근호, 이동국 등 기라성 같은 한국의 대표 공격수들을 모두 벤치에 앉힌 장본인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자신이 나선 두 경기에서 한국팀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간절하게 필요로 했던 단 ‘한 골’이 터지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이런 경우 여론의 화살은 대표팀 공격수에게로 향한다.

만약의 순간에 그 화살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할 대표팀 공격수가 바로 약관의 황희찬이었다. 대표팀 공격수라는 화려한 영광 뒤에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했던 책임감의 무게가 상당했을 것이다.

우즈벡과 0-0 무승부를 거두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한국의 황희찬과 김민재, 손흥민이 서로 축하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황희찬은 우즈벡전이 끝난 뒤 경기장에 누워 굵은 눈물을 흘렸다.

그는 “월드컵 본선에서는 좋은 모습을 펼쳐 많은 골을 넣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신태용 감독님을 비롯해 대표팀 코치님들은 어렸을 때부터 많은 조언을 해주셨던 분”이라며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낸 뒤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돼 벅찬 마음에 눈물을 흘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신태용 체제에서 부동의 주전 공격수로 발탁됐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속사정도 털어놨다.

황희찬은 대표팀에 승선하기 전 소속팀인 독일 분데스리가 잘츠부르크팀에서 오른쪽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슈팅 훈련 중 무릎을 다쳐 계속되는 통증에 시달렸다는 것. 이 때문에 그는 잘츠부르크의 최근 두 경기에서 결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황희찬은 우즈벡전이 끝난 뒤 눈물을 흘리며 “사실 소속팀에서는 월드컵 최종예선 두 경기를 뛰지 않기를 바랐다”라며 “그러나 매우 중요한 경기인만큼, 꼭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대표팀 신태용 감독님께 말씀드려 출전을 강행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가 끝난 뒤 한국의 황희찬과 김민재가 태극기를 두른 채 감격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경기 후 황희찬이 태극기를 두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무릎 부상으로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를 굳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대표팀 공격수로 뛰게 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지난 31일 승리가 간절했던 이란전에서 한국팀은 경기 내내 부진해 공격수의 슛이 상대팀 골대를 향한 슈팅을 일컫는 이른바 ‘유효슈팅’이 0개였다. 부진 끝에 후반 6분여를 남겨놓고 ‘베테랑’ 이동국이 긴급 투입되자 공격진이 활발하게 살아나는 듯 했지만, 너무 짧은 시간이 주어진 탓에 선수교체는 무위로 끝나고 말았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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