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정위 신뢰는 선언 아닌 실행으로 회복되는 것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두달간 열심히 준비해온 신뢰회복 방안을 내놓았다. 14일 국회 토론회에서 논의될내용의 윤곽을 미리 밝힌 것이다. 지난 7월 김상조 위원장이 “공정위의 신뢰 제고를 위한 혁신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출범한 ‘신뢰제고 TF’의 결과물이자 내부개혁의 출발점이다.

그 내용은 그야말로 혁신적이다. 기대 이상이다. 시스템적인 아이디어는 참신하고 요구되는 윤리 도덕성의 수준은 한층 더 높아졌다.

공정위는 퇴직자 중 취업제한 대상을 현행 4급 이상보다 한층 강화된 5~7급 공무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OB’들과의 사적접촉은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불가피할 경우 서면보고를 해야하고 위반시엔 중징계ㆍ인사조치가 따른다. 사건 조사와 심의 과정에서 기업 관계자들은 의견청취가 필요할때만 만나고 녹화ㆍ녹음 등 기록을 남기도록했다.

위원회 심의과정은 속기록을 공개하고 기업과의 합의과정은 회의록을 남겨 사건 처리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키로 했다. 또 신고인이 공정위 홈페이지를 통해 사건 진행 상황까지 알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한다. 국민적관심사건은 심의과정에 일반인이 방청하는 것도 허용한다. 사건의 접수부터 종결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리ㆍ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처리 지연시 담당자는 물론 상급 관리자까지 책임을 지도록 한다.

공정위의 이같은 철저한 내부개혁 방안은 말할것도 없이 “국민 신뢰 없이는 시장개혁 동력도 없다”는 김상조 위원장의 인식에 바탕한다. 이미 진행중인, 또 앞으로 행해야 할 불공정 혁파 행보가 힘을 얻기위해서는 여론의 지지가 절대적인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너무 과도한 측면이 없지 않다. 공정위 퇴직 관료의 ‘전관예우’ 문제는 심각하다. 최근 5년간 공정위 4급 이상 퇴직자 20명 중 13명이 대기업 임원으로 갔다. 5대 대형 로펌에 몸담은 고연봉의 공정위 출신인사들만 50명을 넘는다. 공정위가 기업에 부과했다가 토해낸 과징금이나 불복 소송에서의 패소율이 매년 급증하는 원인으로 이들 공정위 OB들의 방패막이 역할을 부인하긴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해도 5~7급의 사무관 이하 하급 관리직까지 재취업에 제한을 두는 것은 심하다.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수준이다. 되지도 않을 일까지 넣어 생색낸다는 비난을 살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보다 운영이다. 제대로만 시행된다면 그간의 불신을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공정위의 개혁이 검찰 국세청 한은 금감위 등 공적 권력기관의 모범 사례로도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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