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 가능할까?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란 청사진을 제시한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대책이 나온지 한달이 돼 간다. 2022년까지 건강보험 보장률을 지금의 60%선에서 70%로 높이겠다는 이른바 ‘문재인케어’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이해관계자 집단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전되면서 보완 요구도 높다.

발표 직후 한 여론조사에서도 제도의 취지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76.6%였으나 50%가 재원조달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혜택은 원하면서도 내 주머니부터 먼저 걱정하는 게 사회보험의 속성인 탓이다.

과연 보장성 강화와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는 가능한가.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낮춰 고액의료비로 인한 가계파탄을 막겠다는 정책의도는 일단 긍정적이다. 우리 보장률은 지난 10년 간 60% 초반에서 정체 중이다. 이에 따른 비싼 비급여와 재난적 의료비로 파탄난 국민들이 적지 않다. 그 불안의 틈새를 민간 실손보험이 비집고 들어와 가구당 30만원 가까운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정부는 비급여를 점차 축소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비급여를 완전히 해소하고 새로운 비급여의 발생도 막겠다는 기조를 택했다.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를 해소하고 예비급여 도입, 신포괄수가제 적용 의료기관 확대 등도 제시했다.

국민들이 건강보험만으로도 의료비를 해결할 수 있게 하겠다는 뜻이다. 동시에 한시적으로 운영되던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제도화하겠다고도 했다. 건강보험제도가 사회의료안전망으로 작동해 의료비 부담으로 인한 가계파탄을 막아줬으면 하는 기대가 국민들에겐 있다.

보장성 강화정책이 계획대로 실현된다면 국민의 연간 의료비부담은 50만4000원에서 41만6000원으로 18% 감소할 것이란 계산이다. 연간 500만원 이상 고액 의료비를 부담하는 전체 환자 수는 66%, 특히 소득 하위 50% 환자 수는 95%까지 감소할 것으로 정부는 예측했다. 하지만 이런 장밋빛 미래는 보험재정이 얼마나 받쳐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혜택은 반가운데 정부측 추계대로 들어맞을까 하는 불안감이 여기서 시작된다.

정부는 2022년까지 약 30조6000억원이 투입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건강보험 누적적립금(약 20조원)의 절반과 국고지원 강화 및 통상적 수준의 보험료 인상(3.2%)만으로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런데 급격한 노인의료비 증가, 비급여의 급여화에 따른 과잉진료, 의료남용에 대한 고려가 감안되지 않았다.

하나같이 3.2%의 보험료율을 유지하면서 확대된 보장성을 끌고 가기엔 벅찬 것들이다. 그 땐 보험료 추가 인상, 보장범위 축소를 실행할 용기가 나올까. 당장 내년 적용할 건강보험료 인상률도 최근 2.04%로 축소 결정됐다.

현재의 부담률을 유지하면서 더 나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이를 거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은 예방중심 건강관리사업 확대, 건강보험 국고지원의 지속적 확대 등 재정관리 강화 대책도 필요로 한다. 무엇보다 지속가능한 모든 방안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풀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Print Friendly